문화 · 스포츠 문화

"오늘 과학공부는 아이스크림 튀기며 해볼까?"

[책꽂이] 맛있다, 과학 때문에

박용기 지음, 곰출판 펴냄




‘아이스크림 튀김’이라는 메뉴가 첫 선을 보였을 때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차가운 아이스크림과 기름에서 갓 건진 뜨거운 튀김의 조합이라니, 그게 가능이나 할까. 하지만 아이스크림을 일반적인 냉동 보관 온도보다 더 차갑게 큰 덩어리로 만들고, 그 위에 파이 크러스트 같은 튀김 옷을 얇게 입힌 뒤 뜨거운 기름에 짧게 튀겨내면 뜨겁고도 차가운 아이스크림 튀김을 만들 수 있다. 튀김옷이 튀겨지는 초기에는 내부로 열이 비교적 느리게 전달되기에 아이스크림은 거의 녹지 않고 보존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우주를 맴도는 혜성이 바로 이 아이스크림 튀김과 같은 구조를 지닌다는 점이다. 내부는 암석과 얼음이 섞여 차갑지만, 표면은 마찰열에 의해 뜨겁게 달궈진 형태이기 때문이다.


신간 ‘맛있다, 과학 때문에’는 이처럼 어렵게만 느껴졌던 각종 과학 지식을 음식을 통해 알기 쉽게, 맛깔나게 정리했다. 과학의 관점에서 보면 요리는 식재료에 일정 시간 동안 열(에너지)을 전달하는 행위다. 열을 가해 재료의 구조를 바꾸고, 성분 간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풍미와 식감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일상의 음식 속에는 이토록 다양한 구조의 변경과 반응이 숨어있다. 흥미로운 예시들에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커피가 가장 맛있는 온도부터 고등어가 안동 특산물이 된 사연, 신맛과 전기의 관계, 와인병과 코르크 마개에 담긴 과학, 군고구마 맛있게 굽는 법과 같은 실용적인 이야기도 과학 원리로 설명해준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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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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