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北 핵개발' 리병철 상무위원 승진...김정은 '자위적 국방강화' 과시

정치국 위원 8달만에 '권력정점' 도달

내각총리엔 김덕훈 임명... 김재룡 해임

정치국 상무위원회, '3인→5인' 체제

美대선 앞두고 신형무기 개발 관측도

김정은. /연합뉴스김정은. /연합뉴스



북한 핵 개발 분야의 핵심 인사인 리병철이 정치국 위원에 발탁된 지 8개월 만에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으로 또다시 승진했다.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자위력 확보에 사활을 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번 인사를 통해 국방력 강화를 과시하고 미국 대선을 앞둔 상태에서 신형무기 개발이 목전에 왔음을 암시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4일 김 위원장 주재로 전날 열린 당 정치국 회의에서 “김덕훈 동지, 리병철 동지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으로 선거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자신의 명의로 국무위원회 정령을 발표하고 김덕훈을 신임 내각총리에 임명했다. 내각 총리에서 해임된 김재룡은 당 부위원장 겸 당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지난 2월 해임됐던 박태덕 전 농업부장은 당 중앙위 위원, 정치국 위원으로 보선됐다. 박명순·전광호는 당 중앙위 정치국 후보위원, 당 부장으로 임명됐고, 신임 함경북도 당위원장에는 김철삼, 남포시 당위원장에는 리재남이 이름을 올렸다.

북한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된 김덕훈(왼쪽) 신임 내각총리와 리병철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연합뉴스북한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된 김덕훈(왼쪽) 신임 내각총리와 리병철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연합뉴스


이번 인사에서는 특히 리병철 부위원장의 초고속 승진이 가장 눈에 띄었다. 그는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 분야의 핵심 인재로 꼽힌다. 김정은 집권 이후 수년간 주요 무기 실험현장에서 김정은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2016년부터는 유엔과 미국 제재 대상에 올랐다.


리병철은 지난해 말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군수담당 부위원장과 정치국 위원으로 선출됐다. 이후 4월에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에서 국무위원에 진입했고 5월에는 김정은이 위원장으로 있는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선출됐다. 군사 분야의 확고한 ‘넘버2’로 분류되는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2014년 이후 줄곧 공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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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번에 정치국 위원이 된 지 고작 8개월 만에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올라서면서 그야말로 권력의 정점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정치국은 노동당 영도체제의 북한에서 국가정책과 결정 등 모든 국정운영을 조직·지도하는 핵심 기구이며 상무위원회는 그 정점에 자리한다. 김 위원장과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박봉주 노동당 및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등 3인 체제였던 상무위원회는 이번 인사를 통해 리병철 부위원장과 김덕훈 총리까지 총 5인 체제로 재편됐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이번 인사가 핵과 미사일을 중심으로 자위적 국방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과시한 것으로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신형 전략무기 개발이 완성됐거나 임박한 게 아니냐는 추정도 나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내각 총리 경질 교체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수뇌부를 다잡기 위한 상징적인 조치로 보인다”며 “당 정치국 회의는 내치를 위한 회의로 체계화시키고 있어 우리 국무회의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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