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굿!굿!굿!"…전국이 '재해정국'인데 여권은 '김정숙 여사 찬양 경쟁'

정청래 의원이 올린 글(왼쪽), 오른쪽은 최민희 전 의원이 게시한 글. /페이스북 캡쳐정청래 의원이 올린 글(왼쪽), 오른쪽은 최민희 전 의원이 게시한 글. /페이스북 캡쳐



청와대가 “문의가 많아 알려드린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비공개 수해 봉사활동 사진을 공개한 가운데, 여권 일부에서 경쟁하듯 ‘김정숙 예찬’이 이어졌다.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8·29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노웅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여사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재난 패션’을 비교하며 “클래스가 다르다”는 찬사를 보냈다.


그는 김 여사의 강원도 철원 수해 봉사 사진과 멜라니아 여사의 사진을 올리면서 “오늘 김정숙 여사가 강원도 철원의 폭우 피해 현장을 비공개로 방문해 수해 복구 봉사에 나온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며 “지난 2017년 8월 텍사스 허리케인 하비가 왔을 당시 하이힐의 선글라스를 패션으로 방문한 멜라니아 영부인이 떠오른다”고 적었다.

이어 “수해 봉사 패션, 클래스가 다르다!”며 “#노웅래 #노웅래의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후보 #기호6번 #문재인정부성공 #정권재창출 #무한책임 #일편당심 #힘내라_대한민국 #김정숙여사 #베스트드레서 #멜라니아영부인 #비야_이제_그만”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이날 김 여사가 강원도 철원을 찾아 수해 복구 작업을 도왔다고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 여사의 철원 방문은 비공개 일정이었으나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알려졌다고 한다. 노 의원 역시 김 여사가 ‘보여주기식 봉사’가 아닌 ‘진짜 봉사’를 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멜라니아 여사와 대비시킨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무장갑과 밀짚모자를 착용한 김 여사의 사진을 게시한 뒤 “그 어떤 퍼스트레이디보다 자랑스럽다. 감사하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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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웅래 의원이 올린 글. /페이스북 캡쳐노웅래 의원이 올린 글. /페이스북 캡쳐


칭찬 릴레이는 최민희 전 의원으로 이어졌다. 최 전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여사의 봉사 사진을 걸고 “굿!굿!굿!”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는 “김정숙 여사가 철원 수해현장에 도착해 조용히 수해복구를 도왔다는 소식. 수해로 고통 받는 분들은 물론 국민께 따뜻한 위로가 되지 않을까”라며 “감사하다”고 전했다.

덧붙여, 김 여사가 포대자루를 나르는 모습을 두고 “오~~여사님은 힘이 세다”며 친근감도 표했다.

하지만 여권에서 줄줄이 이어진 극찬에 여론 일각에서는 부정적 반응이 나왔다. 김 여사가 수해 봉사활동에 나선 것은 좋은 일이지만, 기록적 폭우로 전국이 ‘재해정국’에 휩싸인 가운데 영부인의 봉사 행보를 지나치게 찬양하는 것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김 여사가 조용히 봉사를 다녀온 것이라고 강조하는 청와대의 발표와 달리 여권에서 마치 이를 홍보하듯 줄줄이 SNS 예찬에 나선 것은 ‘몰래 봉사’의 취지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봉사 사진을 대대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비공개 봉사’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앞서 지난 13일 윤재환 청와대 부대변인은 “김정숙 여사는 오늘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에서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봉사는 오전 8시40분부터 시작됐고, 김 여사는 침수 피해를 본 집의 가재도구를 씻고, 흙이 묻은 옷을 빨고, 널브러진 나뭇가지 등을 나르는 등 수해 복구를 도운 뒤 오후 2시쯤 상경했다. 점심시간에는 배식도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조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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