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태평양전쟁 패전(종전) 75주년인 15일 일제 침략전쟁의 상징인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공물을 바쳤다. 이런 가운데 일본 현직 각료도 4년 만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다카토리 슈이치(高鳥修一)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관을 통해 자민당 총재 명의로 야스쿠니 신사에 봉납할 나무장식품인 ‘다마구시’(玉串·비쭈기나무에 흰 종이를 단 것) 비용을 보냈다.
다카토리 보좌관은 아베 총리가 “평화의 초석이 된 전몰자에게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바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재집권 1주년을 맞은 2013년 12월 26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거센 비판을 받은 이후에는 패전일과 봄·가을 제사에 공물이나 공물 대금을 보내고 참배는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공물 봉납도 침략전쟁을 이끈 사람들에 대한 예를 표하는 성격이어서 논란 거리가 돼왔다.
각료 중에는 작년 9월 내각에 합류한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장관)과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상이 이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일본 각료가 패전일에 맞춰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은 2016년 이후 4년 만이다. 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종전일의 각료 참배자는 2013~2015년에 매년 3명, 2016년에 2명 있었지만 2017~2019년에는 없었다.
일본의 초당파 의원 연맹인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모임 회장인 오쓰지 히데히사(尾?秀久) 전 참의원 부의장과 사무국장인 미즈오치 도시에이(水落敏榮) 참의원 의원이 대표로 참배했다.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明治) 유신 이후 일본이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천여 명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어서 제국주의 침략 전쟁의 상징으로 불린다. 이곳에는 특히 태평양전쟁을 이끌어 전후 극동 군사재판(도쿄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한 246만여 명이 합사돼 있습니다. 이 가운데 일제의 군인이나 군속으로 끌려갔다가 목숨을 잃은 조선인 2만 천여 명도 합사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