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현대百그룹, 뷰티·헬스케어로 사업영역 확장

화장품 원료사 SK바이오랜드 1,205억원에 인수







현대백화점그룹이 18일 현대HCN 이사회를 열고 SK바이오랜드를 인수하기로 의결한 것은 단순히 화장품 관련 사업을 강화한다는 것을 넘어선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재계는 해석하고 있다. 그룹의 사업영역을 뷰티·헬스케어로 확대함과 동시에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구사해 그룹을 한 단계 발전시킨다는 의미를 이번 인수가 담고 있다고 산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과거에도 경제위기가 올 때마다 인수합병(M&A)를 통해 몸집을 불린 바 있다. 이번 코로나19 경제위기에서도 우수한 재무건전성과 영리한 경영기법을 통해 미래성 높은 SK바이오랜드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고, 앞으로도 추가로 인수합병(M&A) 기회를 노려 외형과 사업 분야를 확대해 나가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수하는 SK바이오랜드는 지난 1995년 설립돼 2015년 SK 계열사로 편입됐다. 화장품 원료와 건강기능식품, 바이오메디컬 사업이 주력이며 국내에 5개 생산공장(천안·안산·오창·오송·제주)과 두 개의 중국 현지 법인(하이먼·상하이)를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SK바이오랜드는 국내 천연 화장품 원료 시장 1위 기업으로 천연물을 활용한 추출·발효·유기합성 등에 핵심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063억원과 영업이익 145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SK바이오랜드가 화장품 원료를 비롯해 건강기능식품과 바이오메디컬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다 향후 사업 확장에 있어서도 유연한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판단해 인수를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대HCN이 인수 주체로 나선 것은 이 회사가 유료방송 사업 부문을 분리해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현재 KT스카이라이프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상태로 딜이 완료되면 6,000억 원 이상의 현금이 들어온다. 기존 사업을 좋은 가격에 매각해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신사업을 추가하고, 동시에 그룹 사업 영역까지 확장해 시너지를 노리는 경영기법을 전개한 셈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현대HCN은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미래지향적인 신사업 추진을 계획하고 있어 이번 투자 목적에 부합된다고 판단했다”며 “중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현대백화점그룹의 SK바이오랜드 인수에는 기존 백화점·홈쇼핑 등 유통과 리바트 등 리빙, 한섬 등 패션의 3대 축이던 그룹 사업 영역을 뷰티와 헬스케어로까지 확대하고 상호 시너지를 노리겠다는 전략이 담겨있다.

가장 가깝게는 이번 SK바이오랜드 인수가 한섬의 화장품 사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한섬을 통해 코스메슈티컬 전문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하며 뷰티 사업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이번 SK바이오랜드 인수로 화장품 원료 부문에 대한 사업 역량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 현대그린푸드 등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건강기능식품과 바이오메디컬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를 위해 추가적인 M&A와 투자 확대 등도 계획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재계의 현금왕’으로 통할만큼 보유 현금성 자산이 풍부하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SK바이오랜드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건강기능식품 사업의 경우 원료 부문 자체 경쟁력을 활용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기업을 대상으로 추가 M&A를 검토하고 있으며, 바이오메디컬 사업도 연구개발(R&D)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인재 확보 등에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추가 M&A와 투자 등으로 외형과 사업영역을 확장해 ‘토탈 라이프 케어 기업’에 다가가는 데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뷰티 및 헬스케어 부문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꾸준히 발굴해 나가는 한편 유통·패션·리빙·인테리어 등 그룹 3대 핵심사업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분야나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이종 신사업 등에도 지속적인 투자와 M&A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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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KC는 이번 딜에 대해 “성장재원을 1,205억원 확보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SKC가 SK바이오랜드를 매각한 것은 비즈니스 모델 혁신 방향성과 잘 맞지 않는 사업을 정리하는 한편 미래 성장동력인 모빌리티·반도체 중심으로 비즈니스모델(BM)을 혁신하기 위해서다. SKC는 이번 매각 대금으로 모빌리티, 반도체 등에 투자하는 내용의 2단계 혁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SKC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환골탈태 수준의 딥체인지(근원적 혁신)를 추진해왔다”며 “이번 지분 매각으로 추가 성장 재원을 확보한 SKC는 모빌리티·반도체 등 미래성장동력 중심의 2단계 BM 혁신을 빠르게 본격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맹준호·박효정기자 next@sedaily.com

◇현대백화점그룹 SK바이오랜드 인수 개요

△주체 현대HCN

△지분 27.9%(경영권 포함)

△금액 1,250억원

△의도 뷰티·헬스케어로 영역 확장

◇SK바이오랜드 개요

△주력 사업 화장품원료, 건강기능식품, 바이오케미컬

△핵심 기술 천연물 활용 추출·발효·유기합성

△2019년 실적 매출 1,063억원, 영업익 145억원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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