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등 중국 최고지도부가 관영매체에 잇따라 등장하면서 올해 ‘베이다이허(北戴河·북대하) 회의’가 끝난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권력이 강해지면서 베이다이허 회의가 점점 형해화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하반기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이 주목된다.
18일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전일 저녁 7시 관영 중국중앙(CC)TV의 메인뉴스 프로그램인 신원롄보에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급인 리커창 국무원 총리와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가 등장했다. 이날 리커창 총리는 국무원 상무위원회를 주재했다는 소식이었고 왕후닝 서기는 중화전국청년연합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는 내용이었다.
시 주석을 포함한 상무위원 7명은 지난 1일부터 신원롄보를 포함한 관영 매체에 등장하지 않았다. 보통 8월 들어 이들의 동정이 보도되지 않으면 베이다이허 회의가 시작된 것이고 새롭게 등장하면 ‘회의’가 끝난 것으로 간주된다. 즉 올해 베이다이허 회의는 8월 1일부터 시작해 16일 이전에 마친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베이다이어 회의는 역대로 중국 전·현직 수뇌부들이 비공개로 휴가 겸해서 모여 국내외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행사다. 중국 허베이성 친황다오시 베이다이허 휴양지에서 열려 이런 이름이 붙었다. 다만 시 주석의 권력이 ‘1인 체제’라고 불릴 정도로 강해지면서 정책 논의에서 커다란 반전은 없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매년 이 회의와 관련해서 열리던 ‘전문가 좌담회’에 대한 소식도 올해는 없었다.
다만 베이다이허 회의를 끝으로 중국의 하반기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중국 지도부들의 일정한 합의는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무원은 전일 리 총리 주재로 열린 상무위원회와 관련한 성명에서 하반기 재정정책으로 “유동성을 계속 합리적으로 충족시키겠다”면서도 “대수만관’(大水漫灌)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즉 재정정책 등을 통해 경기부양을 하겠지만 양적 완화 등 과도한 유동성 공급은 없을 것이고 다만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등 실물경제에 자금이 잘 순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가 지난 2분기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는 등 회복세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셈이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