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인사를 나누는 이인영(오른쪽) 통일부 장관과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연합뉴스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한미워킹그룹을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정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재조정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해리스 대사는 “남북관계 해법을 한미워킹그룹을 통해 찾는 것은 적극 지지한다”면서 이 장관이 생각하는 조정 범위를 들어보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18일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장관실을 예방한 해리스 대사를 만나 “그동안 한미는 워킹그룹을 포함한 다양한 채널로 소통해왔는데 제재 관련 협의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이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아쉽게도 다른 한편에서는 남북관계를 제약하는 기제로 작동했다는 비판적 견해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는 한미워킹그룹에서 논의할 것과 우리 스스로가 할 것을 구분해서 추진해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는 점을 수 차례에 걸쳐 말해 왔다”며 “그렇게 해도 국제사회 규범과 규율을 존중하면서 모두가 필요한 정책을 펼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또 “한미워킹그룹은 그 운영과 기능을 재조정·재편해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정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명확히 하고 지향해 나가야 한다”며 “그렇게 하면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제약하는 기제로 작동한다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이를 ‘한미워킹그룹 2.0버전 업그레이드’라고 표현했다.
이 장관은 아울러 자신의 남북협력 구상을 해리스 대사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이 장관은 “최근 남북·북미관계 교착 국면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 대화를 복원하고 먹는 것, 아픈 것,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 등 인도적 협력, 작은 교역을 추진하고 있다”며 “마지막으로는 남북 간의 합의 이행이라는 큰 틀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구상은 대통령께서 광복절 경축사에서 말씀하셨던 평화와 경제공동체, 그리고 생명공동체 개념과 일치하는 것이기도 한다”며 “이런 생각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두말 할 것 없이 미국의 협력과 지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해리스 대사는 지난 주말 별세한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에 조의를 우선 표하고 “한국의 가장 가까운 우방이자 동맹국으로써 미국은 남북관계 방법을 워킹그룹을 통해 찾는 것을 적극 지지한다”며 “이것이 한반도에 더 안정적인 환경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미워킹그룹은 효율적인 매커니즘”이라며 “(이 장관이 말한) 2.0의 범위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의견을 듣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또 “우리는 함께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와 북한과의 변화된 관계, 비핵화 등을 논의한다”며 “이것은 궁극적으로 북한 주민들을 위한 더 밝은 미래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