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슬기로운 투자생활'의 첫 단추

신현준 한국신용정보원장

신현준 신용정보원장



한국의 구매력 기준 1인당 소득은 이미 일본 수준이지만 중산층 서민의 삶은 너무 팍팍한 실정이다. 터무니없는 사교육비와 주택·전세가 상승으로 외식 한 번 하는데 부담을 느껴야 하고 은퇴 대비 저축을 한다는 것이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 이 문제들이 해결돼야 정상적인 경제와 건강한 삶의 복원이 가능하겠지만 그전까지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종잣돈을 모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어렵게 1,000만원을 모았다고 가정하고 다음 대안 중에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①이자율 3% 내외 은행 채무를 갚는다 ②은행 정기예금·적금과 같이 안전상품에 가입해 1~2% 이자를 받는다 ③채권투자나 채권형 펀드에 가입해 2%대 수익을 기대해본다 ④부동산 펀드, 구조화증권 등에 투자해 3~4% 수익을 기대해본다 ⑤주식투자나 주식형 펀드에 가입해 고수익을 추구한다.


이때 위험조정수익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국채나 예금의 경우 원금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주식·회사채·부동산 등은 모두 이익과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위험을 고려한 장기 수익률 값으로 조정해야 투자 대안별로 비교할 수 있다. 미국의 위험조정수익률은 채권과 부동산이 2~3%, 주식은 3~4% 수준인데 이보다 높은 수익을 얻으려면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일견 주식투자의 수익률이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장기 평균값일 뿐이고 특정 시점에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에 주의가 필요하다. “알지 못하는 곳에 투자하지 말라”는 격언은 항상 옳다. 오랜 학습과 경험을 통해 이 시장을 잘 이해하는 사람의 경우에 선택 가능하다. ‘동학개미’와 같이 과감한 투자에 나서는 개인들도 있지만 바람직한 것은 2~3년 대세 상승기의 초입에 여유자금으로 투자해 시장 과열 시기에 이익을 실현하고 나오는 것이다.

은행 채무가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매년 3% 이자를 내지 않음으로써 그만큼의 세후 수익률이 확실히 보장되는 ①의 선택이 가장 좋다. “빚부터 갚아라.” 재테크 전문가들이 입이 아프도록 외치는 말이다. 많은 분이 ③·④를 ②와 비슷하게 안전하다고 생각하겠지만 ②의 사례와는 달리 두 경우 모두 원금손실 등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채권 또는 부동산과 이를 기초로 만든 상품은 이자와 배당을 안정적으로 지급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이자율과 경기변동에 따른 자본손실 가능성이 있어 이를 감수하는 분들이 중수익 투자처로 선택 가능하다. 아울러 투자 전에 상품의 수익과 위험구조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들어야 한다.

투자시장은 준비가 부족하거나 겸손을 잃은 사람에게 한없이 냉혹하다. 고단한 삶에서 오아시스 같은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투자의 첫 단추부터 잘 끼워 슬기로운 결정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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