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KT 스마트폰이면 우리은행 비대면거래 ‘프리패스’

우리은행-KT, 공동인증체계 도입 추진

우리은행이 KT와 함께 스마트폰 유심칩을 활용한 공동 인증체계 도입을 추진한다. 본인 명의의 스마트폰만 있으면 은행 애플리케이션으로 비대면 금융 거래를 할 때에도 별도 인증서를 통해 번번이 거쳐야 했던 실명 확인 절차가 사실상 사라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KT와 스마트폰 유심칩을 활용해 비대면 금융 거래에 필요한 인증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우리금융과 KT는 금융·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디지털 금융 혁신 과제에 착수했다. 공동 인증체계 도입은 이 가운데 핵심 과제다.

비대면 금융거래의 필수 과정인 실명 확인 절차를 통신사 가입 절차와 통합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는 은행 첫 거래 고객이 비대면으로 신규 계좌를 개설하려면 휴대폰 본인 인증 이후 신분증 사진을 찍어 제출하고 다른 은행에 개설된 계좌 인증으로 최소 3단계 실명 확인을 거쳐야 한다. 금융실명법은 금융기관이 비대면 금융 거래를 할 때 ‘비대면 실명 확인 적용방안’ 5가지 가운데 2가지 이상의 방법을 이용해 실명 확인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서명이 필요한 비대면 거래를 할 때마다 매번 2가지 이상의 방법을 통한 실명 확인을 거쳐야 해 번거롭다는 지적이 많았다.

비대면 실명확인 적용방안. /자료=금융위원회비대면 실명확인 적용방안. /자료=금융위원회



하지만 공동 인증체계가 도입되면 앞으로 KT 가입자는 우리은행 비대면 채널에서 신규 계좌를 만들거나 대출을 받을 때에도 이런 실명 확인 절차를 반복하지 않아도 된다. KT 대리점에서 휴대폰을 개통할 때 이미 신분증 사본 제출을 포함한 각종 본인 확인 절차를 마쳤기 때문이다.


이 정보를 기반으로 발급된 전자서명키를 유심칩에 저장하기만 하면 해당 스마트폰으로 우리은행 거래를 할 때 자동으로 실명 확인을 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다른 금융거래용 인증서를 발급받거나 비대면 실명 확인 절차를 대체하는 별도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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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의 유심칩에 공인인증서를 저장하는 서비스는 이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소비자가 따로 인증서를 발급받고 이를 내려받을 때 필요한 저장 수단만 유심칩으로 지정하는 형태여서 소비자가 실명확인 절차를 일일이 밟아야 한다는 점에는 차이가 없었다. 황원철 우리은행 최고디지털책임자(CDO)는 “통신사 가입 절차와 금융사 신규 계좌 개설 절차는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아무런 차이가 없는데도 통신·금융 간 본인 인증 정보는 교차 활용이 거의 안 되고 있다”며 “공동 인증을 통해 소비자의 비대면 실명확인 절차를 대폭 간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그룹과 KT그룹이 19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에서 금융·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손태승(왼쪽 세번째)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구현모(//두번째) KT그룹 대표이사, 권광석(//첫번째) 우리은행장, 이동면(//네번째) BC카드 사장이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우리금융우리금융그룹과 KT그룹이 19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에서 금융·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손태승(왼쪽 세번째)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구현모(//두번째) KT그룹 대표이사, 권광석(//첫번째) 우리은행장, 이동면(//네번째) BC카드 사장이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우리금융


우리은행은 통신사 대리점에 실명확인 업무를 위탁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법률적 검토를 거친 뒤 제도가 미비할 경우 금융 샌드박스를 통해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앞서 SK텔레콤이 블록체인 모바일 신원인증(DID) 기술을 활용한 전자증명 애플리케이션 ‘이니셜’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은 것이 선례가 될 수 있다. 이 앱을 통해 처음 한 번 디지털 실명확인 증표 꾸러미를 발급받아 스마트폰에 저장해두면 실명 확인이 필요한 금융 거래를 할 때마다 확인 절차를 끝낸 것으로 인정해주는 방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KT와 설계 중인 공동 인증체계는 별도 앱을 내려받거나 처음 한 번이라도 비대면 실명확인 절차를 다시 거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더욱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KT 대리점을 우리은행 영업채널로 활용할 수 있는 부수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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