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 취급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가급적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 비판을 삼갔으나 이번에는 대놓고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했다.
미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 날인 19일(현지시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연설을 앞두고 배포한 요약본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 당선자와 만났던 때를 회상하며 “트럼프가 대통령직의 무게를 느끼게 되고 민주주의에 대한 경외를 좀 발견할지도 모른다고 기대했다”며 “그러나 그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는 일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며, 공통의 기반을 찾는데도 관심이 없었다. 자신과 친구들 말고 누군가를 도우려 대통령직의 놀라운 능력을 사용하는 데 관심이 없었다. 관심을 얻기 위해 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로 취급하지 않는 데 관심이 없었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를 진행하며 인기를 끌었던 이력을 겨냥해 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 취급하며 대중의 관심을 얻는 데 급급했다고 비판한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또 “트럼프는 그 일에 맞지 않았으며, 그럴 수가 없었다”며 “실패의 결과는 참혹했다. 미국인 17만명이 죽고 수백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최악의 충동이 촉발되고 자랑스러운 세계적 평판이 심히 손상됐으며 우리의 민주적 제도가 전에 없이 위협받고 있다”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맹폭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을 치켜세우며 트럼프와 차이점을 부각시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12년 전 부통령감을 물색할 때 나는 형제를 찾게 될지 몰랐다. 조와 나는 다른 장소와 세대에서 왔다. 하지만 많은 시련에서 비롯된 그의 견고함, 많은 슬픔에서 비롯된 그의 공감에 대해 나는 금방 그를 존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는 만나는 모든 사람을 존중과 품위로 대하는 법을 일찍부터 배운 사람”이라며 “부모가 그에게 가르친 ‘너보다 나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너보다 못한 사람도 없다’는 말을 지키며 살아온 사람”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한국시간 20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는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날 행사에 찬조연설자로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