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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인구의 힘]줄어드는 백인 인구…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폴 몰런드 지음, 미래의창 펴냄




경제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애덤 스미스는 “어떤 나라가 부강한지를 가장 결정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는 주민의 숫자”라고 단언했다. 나폴레옹은 어떤 여인을 가장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아기를 가장 많이 낳는 여자”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처럼 인구는 시대를 막론하고 국가의 운명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영국이 한때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던 것도, 미국이 세계 1위 경제대국이 된 원인도 모두 인구 덕분이었다.


신간 ‘인구의 힘’은 지난 200년 동안 세계사적 큰 변화에 주요한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됐던 ‘인구’ 문제를 다룬 대중서다. 보이지 않는 상호 촉매제의 역할을 하는 인구의 힘을 역사적 사실과 수많은 통계자료에 기반해 설명한다. 저자 폴 몬런드는 영국 런던대학교 베크벡 칼리지의 연구원이자 인구학 권위자로, 인구 물결이 없었다면 역사적 사건 가운데 상당수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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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19세기 인구 폭발이 없었다면 영국이 호주를 비롯해 세계 곳곳의 광활한 영토에 식민지를 세울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영어의 통용이라든가 자유무역의 일반화 같은 세계화 현상 역시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반면 동시대 스페인은 식민지에 자국민을 보낼 정도로 많은 인구를 보유하지 못했고, 그 결과 중남미 식민지 대부분 지역의 소유권이 유명무실한 상태로 전락했다. 인구의 막강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이다. 미국은 1950년대 유럽의 그 어떤 강대국보다 몇 배나 많은 인구를 보유하게 되면서 불과 몇십 년 만에 영국의 1인당 국민소득을 앞지를 수 있었다. 두 나라 경제의 상대적인 규모가 뒤바뀐 데에는 인구 규모가 뒤바뀐 것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저자는 인구의 미래 빛깔을 회색, 녹색, 흰색의 감소라는 3가지 색의 변화로 예견한다. 회색은 노령인구의 증가를 뜻하는데, 고령인구가 많으면 사회의 폭력성이 현저히 줄어들어 세계는 좀 더 평화로워질 수 있다. 하지만 사회경제적으로 역동성과 혁신성이 줄어든다. 이는 실물결제와 금융시장에 차례로 영향을 미친다. 녹색은 인구 증가의 둔화와 기술 발전으로 인류가 보다 청정한 환경 속에서 살아갈 것이라는 희망적 전망이다. 흰색의 감소는 백인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이다. 저자는 21세기 중반이 되면 영국 내 백인 인구가 전체의 60%, 미국에서는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며, 이처럼 백인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세계는 다시 한 번 인구의 대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한다. 4년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은 ‘가능한 한 오랫동안 백인의 나라로 유지하기 위한 백인들의 마지막 몸부림’이라는 것이 저자의 해석이다. 1만8,000원.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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