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1억명 이상이 극빈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는 20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대유행에 7,000만~1억명이 극빈층에 떨어질 수 있다고 추산하면서 “상황이 지속하거나 악화하면 숫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극빈층은 하루 수입이 1.9달러(약 2,200원)를 밑도는 이들을 말한다.
맬패스 총재는 지난 6월 초 세계은행이 ‘세계 경제 전망보고서’를 발표했을 당시 코로나19 때문에 극빈에 빠질 수 있는 인구를 6,000만명으로 추산했다. 이날 발언은 약 3개월만에 극빈층의 규모를 1,000만~4,000만명이나 늘린 것이다.
세계은행은 코로나19로 위기에 빠진 개발도상국 100개국에 내년 6월까지 총 1,600억달러(약 189조4,000억원)를 지원키로 하고 지난 6월까지 210억달러(약 24조8,000억원)를 집행했다. 맬패스 총재는 부국들이 빈곤국 부채를 탕감해주는 게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주요 20개국(G20)이 최빈국들의 부채상환 의무를 올해 말까지 일시적으로 유예해주기로 했는데, 이런 만기연장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빈국들은 국민에게 사회안전망을 제공하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에 빚을 상환할 상황이 안 될 것”이라며 부채탕감을 통해 “(빈곤국에) 새 투자자가 들어올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금융사가 빈곤국 부채 만기 연장에 더딘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해선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또 “선진국 정부들이 자국서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치는 와중에도 개발도상국들을 후하게 지원하고 있다”면서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해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공급시장’으로, 시장을 재개장하고 성장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