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공연계, 확진자 대거 발생에 불안감↑

연극 ‘짬뽕&소’ 배우·스태프 등 15명 확진

공연 취소후 전원 격리·19명 결과 대기중

뮤지컬 '루드윅' 배우 확진자와 동선 겹쳐

20일 공연 긴급 취소, 해당 배우 검사 받아

중단·취소·조기 폐막 속출…악몽 되살아나

서울 시내 한 공연장에서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이 진행되고 있다.서울 시내 한 공연장에서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이 진행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우려에 주요 공연 일정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공연계에서 확진자까지 대거 발생하면서 업계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철저한 방역을 전제로 공연을 이어오던 공연장이 ‘공연 잠정 중단’에 나서는 것은 물론 조기 폐막을 선택하는 작품도 나오고 있다.

21일 공연예술계에 따르면 극단 산의 입체 낭독공연 ‘짬뽕&소’에 참여했던 출연진과 배우 15명이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공연 관계자 41명 전원이 자가격리에 들어간 가운데 1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7명은 음성이었고, 나머지 19명은 검사 및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산은 지난 19일 확진자 발생 사실을 확인한 뒤 방역 당국에 극단 동선과 리스트를 공유했으며, 연습실(대학로 한성대입구역 소재)과 극장(한성대입구역 소재)을 폐쇄하고 관할 방역 관리소에 관련 내용을 인계한 상태다. 산의 윤정환 대표는 20일 공연계 종사자들을 향한 입장문을 통해 “극단 산의 다수의 확진자 발생으로 우리 삶의 터전인 문화예술계와 관련 업종 종사자가 받을 타격을 생각하면 감염으로 아픈 가슴만큼 또 다른 가슴 한편이 무겁고 아프다”는 심경을 밝혔다. 그는 “입체낭독극이란 공연형식으로 보통의 연극 공연과 달리 더 거리를 두며 연습을 했고, 방역을 준수하며 진행했음에도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며 “더 이상의 전파가 없도록 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확진자의 실명 거론은 물론 잘못된 정보 확산에 대한 경계의 입장도 전했다. 윤 대표는 “잘못된 정보와 악의적인 이야기들이 이 상황의 조기 종식과 전파 차단을 더 힘들게 한다는 것을 생각해 달라”며 “지금 감염으로 힘들어하는 배우, 스태프가 바로 여러분의 동료라는 것을 한 번 더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작품의 출연자인 서성종·김원해·허동원은 이미 소속사를 통해 확진 사실이 공개됐다. ‘짬뽕&소’는 19일 개막할 예정이었으나 관련자 확진으로 공연 자체가 취소됐다. 이번 공연은 연극 ‘짬뽕’(8월 19~23일)과 ‘소’(8월 26~30일) 두 개 작품을 연이어 선보이는 기획으로 두 작품에 모두 참여하는 스태프·출연자가 있어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뮤지컬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도 출연 배우 동선이 확진자와 겹쳐 20일 공연을 당일 긴급 취소했다. 제작사 과수원 뮤지컬 컴퍼니 측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 공지를 통해 “‘루드윅 역으로 출연 중인 서범석 배우가 만난 지인의 근무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확인돼 금일 공연을 취소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이 뮤지컬에서 장년의 베토벤 역을 맡은 서범석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자가 격리돼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상황이 악화되고 강화된 거리두기 조치가 적용되면서 공연을 조기 폐막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국립극단이 오는 23일까지 공연 예정이던 연극 ‘화전가’를 18일까지만 공연하고 조기 폐막했으며, 뮤지컬 ‘모차르트!’도 폐막일을 23일에서 20일로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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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은 21~2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 예정이었던 ‘플레더마우스:박쥐’를 취소하기로 했다. 국립발레단이 21~23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선보이려던 ‘허난설헌-수월경화’도 취소됐고, 정동극장의 ‘양준모의 오페라 데이트’(19일)도 아쉬운 소식을 전했다. 뮤지컬 계가 생활고에 빠진 업계 종사자를 위해 이달 말 열기로 한 기부 콘서트 ‘쇼 머스트 고온!’도 잠정 연기됐다.

일부 단체는 취소 대신 비대면 온라인 공연으로 관객과 만난다는 계획이다. 국립오페라단은 28~29일 예정됐던 ‘빨간 바지’를 온라인으로 중계하고, 정동극장 역시 청년국악인큐베이팅 ‘청년만발’ 릴레이 공연을 비대면으로 전환, 공연 영상을 촬영한 뒤 9월 중 2주간 온라인으로 선보이기로 했다.

한편 민간 공연단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국공립 공연장에만 적용되던 ‘객석 띄어 앉기 의무화’가 민간 공연장까지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띄어 앉기를 적용하기 힘든 잔여석에 대한 티켓 판매 및 추가 예매를 중단하고 있다. 뮤지컬 ‘마리퀴리’, 연극 열전 ‘마우스피스’ 등은 잔여석에 한해 일부 좌석을 순차적으로 마감 처리할 예정이다. 기존 방역에 더해 입장 시간 앞당기거나 기념품 판매 부스 운영 시간을 확대해 밀집을 막고, 공연 중 함성·퇴근길(공연을 끝낸 배우를 기다렸다가 만나는 일) 자제를 권고하는 등의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예술의전당은 21일 0시부터 31일까지 모든 공연, 전시, 강좌 프로그램 운영을 잠정적으로 중단한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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