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 내 ‘탈(脫)트럼프’ 반란이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공화당 행정부 출신 전직 국가안보 당국자 70여명이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날인 20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를 집단적으로 선언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성명에는 트럼프 행정부를 비롯해 조지 W 부시, 조지 HW 부시,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 몸담았던 국가안보 당국자 출신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령 푸에르토리코가 더럽고 가난하다는 이유로 덴마크령인 그린란드와 맞교환하고 싶어했다고 지난 19일 폭로한 키어스천 닐슨 전 국토안보부 장관 시절의 마일스 테일러 비서실장을 비롯해 마이클 헤이든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존 네그로폰테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이 포함됐다고 더 힐이 전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모든 미국 국민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가 현명하게 국정운영을 하기를 바랐지만, 그는 자신들의 신념을 그에게 맡긴 수백만 유권자들을 실망시켰으며 재임하기에는 위험하게도 부적격”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전당대회 둘째 날인 18일에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흑인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 찬조연설자로 나서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를 공개 선언하는 등 이번 전대 기간 공화당 출신 인사들의 ‘트럼프 비토’ 기류가 공개적으로 분출된 바 있다.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고(故)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 매케인 여사도 이번 전대에 찬조연설자로 등장했다.
임기 내내 정보기관을 홀대하고 원칙 없는 안보정책으로 일관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확산된 것은 물론 ‘미국 우선주의’로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위상이 급격히 약화됐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노선은 동맹 경시와 자국 우선주의 등으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리더로서의 미국의 위상 약화 등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