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문화

[문화+]방송가도, 공연가도, 극장가도....코로나가 덮친 문화예술계

확진자 속출에 방송국 셧다운·촬영 중단

한 연극에서는 15명 무더기 확진 사태

영화계는 개봉 연기, 시사회 취소 줄이어

한 소장가의 김정희 '세한도' 기증 소식도

서울경제 문화레저부 기자들이 지난 한 주간의 문화예술계 주요 이슈들을 쏙쏙 뽑아서 정리해드립니다.



서울 양천구 목동 CBS 사옥./권욱기자서울 양천구 목동 CBS 사옥./권욱기자



#방송가 덮친 코로나19에 초유의 방송국 ‘셧다운’


방송국이 ‘셧다운’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배우와 스태프가 감염돼 촬영이 중단되는 등 방송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의 직격탄을 맞았다.

CBS가 중앙 언론사 중 처음으로 셧다운한데 이어 SBS 상암프리즘타워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지난 20일 폐쇄됐다. 앞서 19일 CBS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사옥을 임시로 폐쇄했다. 지난 18일 라디오 간판 시사 프로그램인 ‘김현정의 뉴스쇼’ 녹음에 함께한 기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CBS는 20일 정오부터 정규방송을 재개했다. SBS는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 내 어린이집 교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즉각 사옥 전체를 셧다운했다. 20일과 21일까지 봉쇄된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 등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의 모든 제작 일정을 중단하기로 했다. 넷플릭스는 21일 공식입장을 내고 “국민 안전을 위한 정부의 권고사안과 한국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제작진의 안전을 위해 모든 콘텐츠 제작 일정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창작자와 제작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재개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JTBC는 드라마 6개 촬영 중단이라는 강수를 두며 선제 대응에 나선 상태다.

연예인들의 확진 소식도 잇따라 들려왔다. KBS 2TV 월화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 단역배우 서성종이 지난 19일 확진 판정을 받아 촬영이 전면 중단됐으며, 연예인 간 2차 감염도 발생했다. 서성종과 함께 연극을 준비하던 배우 허동원과 김원해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허동원은 오는 26일 방송 예정인 KBS 2TV 수목극 ‘도도솔솔라라솔’ 촬영도 하고 있었기에 소속사는 이 드라마 측에도 관계자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검사 결과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19일 개막 예정이던 연극 ‘짬뽕’이 출연진을 비롯한 관계자 15명의 코로나 확진으로 전면 취소됐다./사진=극단 산19일 개막 예정이던 연극 ‘짬뽕’이 출연진을 비롯한 관계자 15명의 코로나 확진으로 전면 취소됐다./사진=극단 산


# 연극서 코로나 대거 확진…연쇄 감염 우려↑

공연계는 한 연극의 출연자와 스태프 15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발칵 뒤집혔다. 일부 확진자는 다른 작품 관계자들과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연쇄 확진에 대한 문화예술계 전반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공연예술계에 따르면 극단 산의 입체 낭독공연 ‘짬뽕&소’에 참여했던 출연진과 배우 15명이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공연 관계자 41명 전원은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태다. 확진자와 음성판정을 받은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는 검사 및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산은 지난 19일 확진자 발생 사실을 확인한 뒤 방역 당국에 극단 동선과 리스트를 공유했으며, 연습실(대학로 한성대입구역 소재)과 극장(한성대입구역 소재)을 폐쇄하고 관할 방역 관리소에 관련 내용을 인계한 상태다. 이 작품의 출연자인 서성종·김원해·허동원은 소속사를 통해 확진 사실이 공개됐다. ‘짬뽕&소’는 19일 개막할 예정이었으나 관련자 확진으로 공연 자체가 취소됐다. 이번 공연은 연극 ‘짬뽕’(8월 19~23일)과 ‘소’(8월 26~30일) 두 개 작품을 연이어 선보이는 기획으로 두 작품에 모두 참여하는 스태프·출연자가 있어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확진자들과 동선이 겹쳤던 일부 드라마도 제작이 임시 중단되거나 관련자들이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정부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적용으로 공연 취소와 조기 폐막, 잠정 연기가 잇따르는 가운데 확진자까지 대거 발생하면서 공연계에선 ‘최악이었던 3월보다 상황이 악화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영화 테넷 스틸컷./워너브라더스코리아영화 테넷 스틸컷./워너브라더스코리아


#영화계 개봉 연기·시사회 취소 줄이어


드디어 볕이 다시 드는가 했던 영화계에도 다시 먹구름이 몰려 들었다. ‘반도’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연이은 손익분기점 돌파 소식에 힘입어 개봉에 나선 작품들이 코로나 재확산이라는 날벼락을 맞았다. 3월의 악몽이 재현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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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국내 극장가 월간 관객 수는 지난 1월 1,683만 명을 기록한 후 2월 737만 명, 3월 183만 명 등으로 급격히 줄어 4월에는 97만 명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6월 중순 이후 영화할인권 배포와 ‘#살아있다’ ‘반도’ ‘강철비2’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굵직한 상업 영화 공급이 빈사 상태에 빠졌던 영화계를 일으켜 세웠다. 8월 들어서는 17일 차 만에 700만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 재확산과 함께 극장을 찾는 발길이 다시 급감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지침이 격상되면서 개봉일, 시사회, 제작보고회 등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선회했다. 한국 영화 ‘국제수사’가 3월에 이어 또 한번 개봉을 미뤘고, 송중기·김태리·유해진 주연의 SF 영화 ‘승리호’는 지난 18일 오프라인 제작 보고회를 추진했으나 막판에 온라인으로 진행 방식을 바꿨다. 할리우드 대작 ‘테넷’도 사전 언론 시사회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의 라이브 컨퍼런스 일정을 모두 포기했다. 하지만 테넷, 뮬란 등 외화들은 개봉 일정은 바꾸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테넷은 26일, 뮬란은 다음 달 10일 개봉을 예고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국보 ‘세한도’ 기증한 개성상인의 후손

한 주 동안 어두운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코로나19의 불안 속에서 한 미술품 소장가가 귀한 국보를 조건이나 대가 없이 국가에 기증해 훈훈함을 안겨줬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미술품 소장가인 손창근(91) 씨가 지난 1월 말 박물관 측에 추사(秋史) 김정희(1786∼1856)의 최고 걸작인 국보 제180호 ‘세한도(歲寒圖)’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고 20일 밝혔다. 세한도는 1844년 59세의 추사가 유배지인 제주도에서 그린 그림으로, 선비 정신을 오롯이 담은 문인화의 걸작이다.

작품을 소장해 온 손 씨는 지난 2018년 11월에도 개성 출신 실업가인 부친 손세기(1903∼1983) 선생과 자신이 대를 이어 모은 손세기·손창근 컬렉션 202건 304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바 있다. 당시 컬렉션에는 1447년 편찬한 한글 서적 ‘용비어천가’ 초간본을 비롯해 추사 김정희의 난초 그림인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 17세기 명필 오준과 조문수가 쓴 서예 작품, 겸재 정선의 ‘북원수회도’(北園壽會圖) 수록 화첩 외에도 김득신, 장승업, 이한복 등의 작품과 흥선대원군 인장도 포함됐었다. 이에 앞서 2008년에는 국립중앙박물관회에 연구기금 1억원을, 2017년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50억원 상당의 건물과 1억원을 쾌척했으며 2012년에는 서울 남산 두 배 면적의 용인 산림을 정부에 기부하기도 했다.

이번에 “심사숙고 끝에 내어놓았다”며 애지중지해 온 ‘세한도’마저 기증한 손 씨에 대해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서훈을 추진하고 있다. /stari@sedaily.com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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