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으로 이뤄진 3자 연합은 자금 확보가 어려울 뿐 아니라 한진칼의 주가 상승 가능성도 낮아 투자 측면에서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3자 연합은 최근 한진칼 지분을 46.71%까지 늘렸다. 3자 연합은 지난 12일까지 진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공개매수에서 120만주를 매수해 지분율을 기존 45.23%에서 1.48%포인트 높였다. 3자 연합이 BW를 모두 행사하면 지분율은 46.71%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 우호지분보다 높아지게 된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3,000억원 규모의 공모 BW를 발행했다. 당시 3자 연합은 지분율 희석을 막기 위해 BW 40만여주를 확보했고 조 회장 우호지분(41%)과의 격차를 더 벌리기 위해 120만주의 신주인수권 매입에 나섰다. 인수 금액은 신주인수권증권 1주당 2만5,000원으로 총 300억원이 들었다.
문제는 자금 여력이다. 3자 연합이 들인 자금은 신주인수권에 대한 투자일 뿐 120만주를 행사가액인 8만2,500원에 사들이기 위해서는 추가로 약 1,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신주인수권을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주당 10만7,500원이 돼 현 주가 수준보다 수백억원의 웃돈을 주고 사는 셈이 된다. 한진칼 주가는 하락세로 전환해 이날 종가 기준 7만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자 연합의 주축을 이루는 KCGI의 대출 상환이 줄줄이 도래한다는 점도 부정적인 요소다. KCGI는 그동안 제2금융권을 통해 대출을 받은 만큼 이자 부담이 높은데다 최근에는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7월 BW 공모 발행에도 반도그룹이 자금을 투입해 40만주를 확보했고 이후 워런트 공개매수에서 KCGI는 유화증권·길벗·파스텍으로부터 210억원을 빌렸다. 길벗은 KCGI가 올해 5월 설립한 투자전문회사이고 파스텍은 전자장비 제조 중소업체다.
일각에서는 반도그룹과 KCGI, 조 전 부사장 간 불협화음이 벌어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3자 연합은 장기간 계약 관계로 묶여 있으나 KCGI는 그룹 경영권을, 반도그룹은 부동산 개발권 등을 주장하며 이해관계에 대한 이견으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은 자금 여력이 없을 뿐 아니라 사실상 실익이 없어 3자 연합에서도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며 “반도건설이 독단적으로 지분을 매입하며 KCGI, 조 전 부사장과 사이가 틀어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