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이인영 "김여정, 후계자 전권 행사 주장은 무리한 해석"

李 "대남정책 총괄, 김여정 태도 변화 없어"

'김여정 위임통치' 국정원과 미묘한 시각 차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하고 있다./연합뉴스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후계자 및 2인자설을 일축하며 국가정보원과 시각 차를 보였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2인자나 후계자의 위상을 확립해 전권을 행사한다고 말하는 건 무리한 해석”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 2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이 여전히 절대권력을 행사하지만 과거에 비해 조금씩 권한을 이양한 것”이라며 “김 부부장이 사실상 2인자이지만, 후계자를 결정하거나 후계자 통치는 아니다”라고 보고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 장관은 “지금 당분간은 상황, 정세에 큰 변화가 없다고 판단하는 게 상식”이라며 “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김 부부장에게도 그런 태도의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신 “북한이 1인 중심의 통치 체제에서 당 중심의 통치 행태로 변화하고 있는 기류 속에서 군·경제·대남 등에서 조금 더 구체적인 역할 분담을 하고 책임성을 강화하는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도 북한이 국정원의 김여정 위임통치설에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는 점을 수령의 유일 영도체제라는 북한 사회의 특수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한 내부에서도 최고권력자의 지도체제에 대해 언급하는 데 부담이 클 것”이라며 “김정은 1인 지배체제 약화로 흘러갈 수 있는 논쟁에 북한이 휘말릴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장관은 또 북한 기업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가 대북제재 위반 여지가 있다는 점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이미 2017년 4월 베트남 무역박람회 때 (해당 회사가) 제재 대상이 아니냐는 보도가 있어서 그 정도는 숙지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 장관은 “제가 통일부에 들어와 바로 결재할 수 있는 부분은 대부분 했는데 이 승인 신청을 바로 결재하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한 뒤 “우선 제재 대상이 아닌지를 검토하지 않겠나. 그걸 무시하고 추진할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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