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공장 돌려야하는데…재택근무 어떡하나" 정부 입만 쳐다보는 기업들

설비유지·계약 등 맞물려

전사차원 재택 쉽지않아

'3단계 거리두기'에 촉각

사진=이미지투데이사진=이미지투데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일터에서 피치 못하게 발생하는 사람 간 접촉을 끊어내야 하는 기업의 고민이 깊다. 특히 가동 중단이 곧 막대한 손실로 이어지는 제조업들은 언제 시행될지 모르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대비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10대 그룹 주요 계열사 대부분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맞춰 순환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등 비대면 경영체제를 긴급 가동했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발표한 시점에 맞춰 재택근무 적용 대상을 확대했다. 연구개발(R&D) 등 필수직군은 20%, 그 외 직군은 50%가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또 실내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파주와 구미 사업장·마곡연구소 등 모든 사업장의 외기 공조 시스템을 강화했다. 일부 사업장에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한 LG전자(066570)도 재택근무를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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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096770)은 직원 60%가 출근하던 기존 선택적 재택근무를 지난 17일부터 필수 근무인력을 제외한 모든 인력을 재택근무로 돌렸다. 한화솔루션은 기존 3교대 근무를 2교대로 전환하고 사무실 근무인력을 대폭 축소했다. 최근 대산공장에서 확진환자가 발생한 현대오일뱅크도 최근 재택근무 비율을 기존 30%에서 50%까지 확대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실내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모든 사업장에 외기 공조 시스템을 강화하고 필수 인력을 포함한 전사 차원의 재택근무 확대를 결정했다./사진제공=LG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실내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모든 사업장에 외기 공조 시스템을 강화하고 필수 인력을 포함한 전사 차원의 재택근무 확대를 결정했다./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하지만 모든 대기업이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한 것은 아니다. 제조업의 특성상 필수인원의 재택근무는 생산설비 가동률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제품을 만들어 고객사에 납품해야 하는 제조업종의 경우 재택근무를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도입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현재 재택근무 대신 주요 사업장 출입 시 체온 측정 단계 추가(삼성디스플레이), 20인 이상 회의를 전면 금지(삼성전자(005930)), 회의·보고는 원칙적으로 비대면(SK하이닉스(000660)) 등의 조치를 우선 시행하고 있다. 한 대기업 제조업체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대비한 대응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다”면서도 “정부 권고가 떨어졌을 때 공장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 최대한 루틴(일상)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제조업체 관계자는 “출퇴근 과정에서 감염 위험이 높다는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고객사와의 납품 계약이 맞물려 있어 정부의 강력한 조치가 나오지 않는 한 쉽사리 전사 차원의 재택근무를 결정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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