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MB때도 올랐다"·"장난하는 것 같나"…노영민 대답에 여야 의원들도 '고성'(종합)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25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25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25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놓고 야당 국회의원과 언성을 높여 설전을 벌였다.

노 실장은 현재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국민 다수가 그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고,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 아파트를 처분하면서 얻은 시세차익과 관련해선 “제 아파트는 MB(이명박) 정권때도 올랐다”고 답변했다.


이날 논쟁의 중심에 선 사람은 노 실장과 김정재 미래통합당 의원이었다. 설전은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얼마인가’라는 김 의원의 질문에서 시작됐다. 김 의원은 노 실장에게 ‘부동산 대책의 목표가 무엇인가, 누구를 위한 집값 안정인가’라고 물었고 이에 노 실장은 “집값 안정 국면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이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얼마냐’고 물었고, 노 실장은 응답을 하지 않다가 “글쎄요”라고 즉답을 피했다. 이에 김 의원은 “본인이 강남에 살고 3년 만에 부동산 차액으로 5억원을 버니까 얼마 아닌 것처럼 보이느냐. 억이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실장은 “저는 그 아파트에 15년 살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이 다시 ‘온 국민이 부동산에 분노한다. 아파트 평균값이 얼마인가’라고 질문했고, 노 실장은 “서울 전체로 보면 (평균 아파트 가격이) 10억원 정도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시점에서 두 사람의 감정 싸움은 폭발했다.

김 의원은 “알면서 (바로 대답하지 않고) 뭐하는 것이냐? 장난하느냐”고 따져 물었고, ‘장난하느냐’는 김 의원의 표현에 노 실장은 “장난한다는 게 무슨 말이냐?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느냐, 이 자리에서 제가 지금 장난하느냐”며 맞받아쳤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 논쟁의 주제는 노 실장이 반포 아파트를 처분해 얻은 시세차익으로 옮겨갔다. 앞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 실장의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신서래아파트는 지난달 24일 11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아파트는 노 실장 부부가 2006년 부부 공동명의로 2억8,000만원가량에 사들였고, 이를 고려하면 전체 시세차익은 8억5,000만원 정도다.


이 가운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 5월을 기준으로 하면 아파트 가격은 3년 만에 4억7,200만원가량이 상승했다. 반포 아파트 시세차익의 절반 이상이 최근 3년 안에 발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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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이 이에 대해 ‘차액을 얼마나 얻었느냐’고 묻자 노 실장은 “정확하게 계산을 안 해봤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3년 만에 차익을 얻었는데 기억도 안 나고 계산도 안 해봤다는 것인가’라고 말했고, 노 실장은 “그 아파트에 산지 15년 됐다. 15년 전에 샀는데 왜 3년이라고 그러시나”고 반박하면서, “아파트 값 오른 게 우리 정권에서 올랐냐. MB(이명박) 정권, 박근혜 정권에서 안 올랐냐. 제 아파트는 MB 정권때도 올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실장은 ‘부동산 정책에 국민들이 동의한다고 보느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 “현재의 부동산 가격 안정화 정책에 대해 국민 다수가 그 정책에 대해 지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의원은 노 실장의 답변이 나온 즉시 “그러니까 눈 감고 귀 막는단 소리 나오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후 질의 시간이 종료됐지만 두 사람의 설전이 계속되면서 김태년 운영위원장이 중재에 나섰으나, 오히려 논쟁은 더불어민주당과 통합당 의원들간의 고성으로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기관장을 존중하는 자세로 차분히 질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25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25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 실장은 이날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의 불화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 전 수석과 얼굴을 붉히고 싸웠느냐’는 박대출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의에 노 실장은 두 차례에 걸쳐 “싸운 적 없다”, “그런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자리에 동석한 김외숙 청와대 인사수석 역시 “(노 실장과 김 전 수석이)언쟁을 한 적이 있지만 싸운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회의에서 이견이 있으면 목소리가 높아지는 경우가 있지만, 그것은 두 분만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도읍 통합당 의원은 노 실장에게 문재인 정부의 ‘코드 인사’ 의혹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는 “3대 권력기관에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에서) 비서실장 또는 민정수석을 할 때 부하직원을 다 앉혔다”며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김창룡 경찰청장, 김대지 국세청장 모두 훌륭하지만 딱 이분들밖에 없는 것인가”라고 질의했다.

또 “권력기관장을 일률적으로 부하직원으로 앉혔는데 국민에게 납득이 되겠냐”며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노 실장은 “경찰이든 국세청이든 (대통령) 임기 5년 기간에 그 기관 엘리트들이 한 번은 청와대에서 근무한다. 어느 정권이든 그렇다”며 “과거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같이 근무했다는 이유로 임용을 배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본인들의 능력에 따라 발탁된 것이지 정치적 이유로 청와대에서 근무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청와대에서 근무 안 하면 엘리트가 아니라는 건가’라는 질의에는 “대부분이 그렇다는 이야기”라고 대응했다.


조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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