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 등에 반발해 대한의사협회가 2차 총파업에 들어간 26일 대구 남구 영남대학교병원 본관 앞에서 한 의대생이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이유를 적은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들이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해 국가고시 거부 등 집단행동에 나선 제자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게 보호하겠다고 나섰다.
26일 서울대 의과대학은 의대생 동맹휴학 및 국가고시 거부에 대해 더 지켜볼 수만은 없다며 이런 내용의 의견서를 내놓았다. 이들 교수진은 “지역 간 의료격차, 필수 비인기 전공과목 인력 부족 등 정부 문제의식에 공감한다”면서도 “현재 추진되는 비현실적 대책은 해결책이 될 수 없고, 오히려 더 많은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즉각 정책 강행을 중단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된 이후 원점으로 돌아가 공론화하라”며 “의료계 파업과 9월 1일부터 시작되는 국가고시 일정을 고려할 때 9월 초가 지나면 의·정 대립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된다”며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교수들은 “수많은 의대생이 휴학계를 제출하고 국가고시 접수를 철회한 것에 대해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이들의 집단행동은 불합리한 정책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된 순수한 열정의 산물”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은 “의대생들이 불이익을 받게 된다면 스승인 우리 교수들이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전공의협회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반발해 파업에 돌입한 26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한 사거리에서 모 대학병원 전공의가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이날 의대생들을 대표하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은 교수들에게 “두려운 마음에도 올바른 의료를 행하기 위해 시험과 교육을 멈추고 나아가고자 한다”며 “교실 밖으로 나가는 학생들에게 손을 내밀어 달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보냈다. 의대생들은 지난 25일 오후 6시 기준 의사 실기시험 접수 인원 3,172명 중 2,823명(89%)이 응시 취소 및 환불 신청서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에 제출했다. 정부와 국시원은 “의대생 국가시험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예정대로 시험 일정을 진행할 것을 밝혔다.
한편, 지난 21일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들에 대한 재접수 등 추후 구제를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이 해당 글에서 작성자는 “이번에 의대생들이 단체로 시험을 취소한 건 결국 나라에서 어떤 식으로든 구제를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행동”이라며 “실제 국시를 취소했다는 의대생이 ‘혹시 몰라 국시 공부 중’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해당 청원은 등록 하루 만에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