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일반 청약에도 兆단위 증거금..."흥행 최대 변수는 코로나"

[IPO 공모에 몰리는 자금]

초저금리·부동산 규제에 "수익 1%라도 더" 기업공개 노크

SK바이오팜은 공모가 대비 200% 이상 올라 신기록도

증시 흐름 여전히 견고...공모시장 열기 당분간 지속될 듯







260조원에 이르는 증시 대기자금을 바탕으로 한 유동성 장세 속에 기업공개(IPO) 시장의 흥행이 이어지고 있다. 기관투자가 및 일반 투자자 청약 수요는 높은 공모금액과 일반 청약 경쟁률로 나타나는 추세다. 초저금리와 부동산 규제 속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시중에 풀린 엄청난 규모의 유동자금이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IPO 시장을 적극적으로 두드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공모시장을 좌우할 최대 변수로 최근 국내에서 다시 나타나고 있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지목되지만 아직 증시가 견고하게 버티는 가운데 SK바이오팜(326030)에 이은 대어로 꼽히는 카카오게임즈·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상장이 다가오면서 공모시장에 대한 기대는 식지 않는 분위기다.

2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공모시장에서 역대 최고 기록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7월2일 상장한 SK바이오팜은 청약증거금 30조9,899억원으로 2014년 말 공모를 진행한 제일모직(30조649억원)의 종전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 일반 청약 경쟁률은 7월14일 티에스아이(277880)가 1,621대1로 종전 최고인 2018년 현대사료(016790)의 1,690대1을 넘어섰고 이후 이루다(164060)가 같은 달 말 일반 청약에서 3,039.56대1로 다시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이달 들어 진행된 일반 청약에서도 1,000대1 이상의 경쟁률과 조 단위 청약증거금 기록이 이어지는 추세다.


기존 상장주식의 높은 상승세가 수익을 기대한 청약 수요로 이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공모시장 최대어로 주목받은 SK바이오팜은 공모가 4만9,000원에서 상장 첫날 9만8,000원에 시초가가 형성됐고 같은 달 6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한가로 마감했다. 7월7일 장중 26만9,500원을 정점으로 상승세가 주춤해졌지만 이날 종가는 17만2,000원으로 공모가보다 251% 높은 수준이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오는 9월1~2일 예정된 일반 청약에서의 경쟁률 및 상장 후 주가 상승세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공모시장에는 일반 주식시장보다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하는 자금이 유입되는 편인데 올해 공모주 수익률이 좋다 보니 자금 유입이 늘어나 청약 경쟁률이 높아졌다”며 “청약 경쟁률 상승은 결국 공모가격 상승 및 수익률 하락, 자금 유입 감소로 이어지지만 올 하반기에는 SK바이오팜에 이어 카카오게임즈·빅히트엔터테인먼트로 좋은 흐름이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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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로나19 사태의 충격 이후 증시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는 유동성은 공모시장의 흥행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4일 기준 자산관리계좌(CMA)·머니마켓펀드(MMF)·투자자예탁금을 합한 증시 대기자금 규모는 258조9,439억원이다. 6개월 전인 2월26일의 230조7,179억원보다 12.2% 늘어난 규모로, 14일에는 260조1,924억원으로 사상 최초로 26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올 들어 8월까지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 36개 기업이 상장한 가운데 공모금액 합계는 2조8,315억원으로 연간 기준으로는 6조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의 3조7,000억원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 규모다. 지난해 10월 상장한 롯데리츠의 흥행에 힘입어 이어지고 있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상장도 공모금액 증가를 거들었다. 올해 7월16일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를 시작으로 31일 코람코에너지플러스위탁관리리츠까지 상장한 4개 리츠의 공모금액 합계는 8,716억원이다.

올해 말까지 공모시장의 흥행 분위기 지속 여부를 판가름할 변수로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의 증시 영향이 꼽힌다. 한 IPO 업계 관계자는 “상장을 앞둔 기업들 중 기업설명회(IR) 행사를 온라인으로 변경하거나 연기하는 곳들도 일부 있지만 대체로 정해진 일정대로 진행하는 편”이라며 “올해 초에는 기업가치 산정 기준이 되는 같은 업종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다 보니 상장에 나서는 기업이 많지 않았지만 증시가 회복됐고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아직까지는 잘 버텨주고 있다”고 전했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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