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사진) 현대카드 부회장이 어머니의 유언장을 두고 벌인 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재판부는 유산 약 10억원을 동생들에게만 물려준다고 자필로 쓴 어머니의 유언장에 효력이 있다고 봤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민성철 부장판사)는 정 부회장의 동생인 정은미·정해승씨가 정 부회장과 아버지 정경진 종로학원 회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두 사람은 어머니가 지난 2018년 3월 자필로 쓴 유언장의 ‘대지와 예금자산 등 10억원 전액을 딸과 둘째 아들에게 상속한다’는 언급이 효력을 가졌음을 확인하라며 소송을 냈다.
정 부회장의 어머니는 유언장을 남기고 지난해 2월 별세했다. 그의 남동생은 서울가정법원에 유언증서 검인을 신청했고 정 회장과 정 부회장 부자는 효력을 문제 삼았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유언증서 필체가 평소 고인의 것과 동일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고인이 정상적 인지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작성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정 부회장 동생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필적감정 결과와 변론 취지에 따르면 유언증서에 적힌 필체와 평소 망인의 필체가 동일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원장에 대한 감정 촉탁 결과와 변론 전체 취지에 따르면 유언증서를 작성할 당시 고인의 의식이 명료했던 사실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