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신고가 아파트 속출하는데 정부는 '집값 안정' 합창

정부와 청와대 인사들이 약속이나 한 듯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며 낙관론을 외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26일 관계장관회의에서 “주택 시장이 진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불패론을 끊어내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앞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25일 국회 운영위에서 “부동산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8월 들어 가격 안정세가 강화된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장은 살얼음판의 연속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8월 서울 주택매매 가격은 전월 대비 1.5% 올라 7월(1.45%)보다 오름폭이 되레 커졌다. 이달 계약된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의 55.9%가 신고가(新高價)였고 토지거래허가지역에서도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전세시장은 ‘임대차 3법’ 후폭풍으로 경기에서도 폭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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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당국자들이 안정론을 얘기하는 것은 시장의 심리를 가라앉히려는 의도일 수 있다. 하지만 정책실패로 인한 여론 악화를 되돌리기 위해 상황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면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다.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정책에 대한 왜곡된 자기 확신마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노 실장은 “정부가 내놓은 안정화 정책을 국민 다수가 지지하고 있다”고 사실과 다르게 말했다. 이어 최근 처분한 자신의 강남 아파트 양도차익에 대한 야당의 문제 제기에 “MB(이명박 전 대통령) 정권 때도 올랐다”고 맞섰다. 국민은행 통계로 서울 아파트 가격이 이명박 정부 때 3.2% 하락한 반면 박근혜 정부 때 10.5%, 문재인 정부 때 28.3% 오른 것과 괴리된 언급이다.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경제학자들의 정교한 분석 이상으로 수요·공급의 움직임에 예민하다. 정부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수요가 있는 곳의 공급을 제대로 늘릴 방안을 선제적으로 찾아 나서야 한다. 정부 당국자들의 어설픈 안정론에 현혹될 만큼 시장은 어리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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