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원격표결법 처리하려면 본회의장 가야”…언택트 무방비 국회

'3단계 격상’ 거론되는데 비대면표결 어려워

국회TF, 화상회의 장비 설치.배부하는 중

원격교결법 발의됐지만 처리 위해 모여야

'재택근무' 보좌진들 전자법안발의에 혼란

박수영 "촌스러웠던 국회, 언택트로 가야"

국회 출입기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27일 오전 국회 본관이 폐쇄돼 출입구가 굳게 잠겨 있다/연합뉴스국회 출입기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27일 오전 국회 본관이 폐쇄돼 출입구가 굳게 잠겨 있다/연합뉴스



국회 출입기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진자로 판정되며 국회의사당이 ‘셧다운(가동 정지)’됐지만 비대면·원격 국회를 가동하기 위한 준비에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결은 회의장에서 한다’는 국회법 조항에 따라 원격표결법을 처리하기 위해선 국회의원들이 직접 본회의장에 가야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을 계기로 국회 회의 시스템을 전자화·선진화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국회가 전격 폐쇄된 27일 국회사무처는 코로나19대응 TF를 가동해 향후 국회 운영방향을 논의했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상임위원회 회의를 화상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회사무처는 각 상임위원회 회의실에 화상회의 장비를 설치하는 것은 물론 국회의원들에게도 헤드셋 등 장비를 전달했다.

앞서 박병석 국회의장은 “영상회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사무처장 보고를 받았고 본회의는 출석과 의결의 문제가 있어 지난 번 말씀드린 것처럼 국회법 개정과 연계돼있어 논의를 이어하기로 했다”고 한민수 국회공보수석을 통해 밝혔다.


현재 국회법에 따르면 상임위·본회의에서 원격 토론은 진행할 수 있지만 원격 표결은 불가능하다. 국회법 111조가 ‘표결을 할 때 회의장에 있지 아니한 의원은 표결에 참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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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감염병 확산, 천재지변 등 긴급상황 발생 시 원격 출석과 비대면 표결 가능하도록’ 하는 국회법을 개정안을 발의했다. 다만 이 법 역시 현행 법 아래에서 통과돼야 하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출석해 표결해야 한다. 본회의장 출석이 불가피한 상황이 되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준수하기 위해 50명씩 입장해 표결하자’는 제안도 나온다.

26일 밤 국회에 방역 관계자들이 들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취재했던 기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국회 건물이 폐쇄됏다./연합뉴스26일 밤 국회에 방역 관계자들이 들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취재했던 기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국회 건물이 폐쇄됏다./연합뉴스


여야는 코로나19 대응 법안을 우선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26일 여야 원내대표와 회동한 후 박 의장은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코로나 관련된 법안은 그 시급성을 감안해 여야가 합의할 경우 소관 상임위에서 숙려 기간을 두지 않고 우선 처리하자고 했고, 미래통합당도 동의해 합의에 이르러 코로나19 관련 법안 우선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국회 셧다운으로 갑작스레 재택근무를 하게 된 상황을 맞은 국회의원 보좌진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기존에 법안을 발의하고 공동 성명하는 과정을 모두 직접 만나서 했으나 온라인으로 진행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원격법안 발의 및 서명은 국회 ‘e의안‘ 시스템으로 할 수 있으나 다수 보좌진들이 그 존재를 모르거나 국회내부망에 접속하는 방법 등을 몰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수영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국회 행정시스템을 전반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직접 서명 방식과 관련해 “서명 받으러 다니느라 보좌진들이 서명을 받느라 시간이 많이 걸린다. 행정부에 있던 사람 입장에선 촌스럽기 짝이 없고 시간 낭비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언택트로 하는 방향이 당연하고 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국회 사무처가 언택트 방식을 구성원들에게 활발히 권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인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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