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IPO 신주배정 방식 개선…소액투자자 '따상상' 기회 는다

은성수 "고액자산가에 유리…개선 필요"

개인투자자 공매도 활성화 방안도 마련




금융당국이 현행 기업공개 과정의 개인투자자 간 공모주 배정 방식이 고액자산가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에 신주 배정 방식 개선에 나선다. 아울러 현재 사실상 금지 상태인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참여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은성수(사진) 금융위원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업계 간담회에서 “기업공개 과정에서 각각의 개인투자자들은 많은 신주를 배정받기를 바라고 있다”며 “청약증거금을 많이 내는 사람이 많은 물량을 배정받는 현행 개인 투자자 간 배정 방식은 고액 자산가일수록 유리하기에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은 위원장의 지적은 최근 유동성 장세 속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등 이른바 공모 대어(大魚)의 상장과정에서 현행 IPO 기업의 신주배정 방식으로 인해 소액 투자자들이 배제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현재 개인투자자 공모주 배정 방식은 청약증거금과 비례해 공모주를 배정하는 방식이어서 대어들의 경우 2~3배 수익이 예상되는데도 청약증거금을 많이 예치할 수 있는 고액자산가는 많은 주식을 가져가고, 청약증거금 마련이 어려운 소액 주주는 몇 주 건지지 못해 공모주 배정 방식이 ‘돈 놓고 돈먹기 식’이라는 시장의 불만이 이어져 왔다.


아울러 은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활성화 방안도 마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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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일단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사서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기법이다. 공매도가 개인 투자자와 비교해 정보 접근성과 자본 동원력이 월등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3월부터 오는 9월까지 공매도가 금지된 상태지만, 투자자들은 공매도 금지 연장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은 위원장은 “공매도의 경우 정책당국이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개인 투자자들이 기회의 불공정성을 느끼고 있다면 마땅히 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개인 공매도 활성화는 최근 일부 사모펀드에서 나타난 손실 문제를 감안할 때 다소 조심스럽지만, 기회의 확대라는 측면에서 개선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아울러 “불법 공매도에 대한 제재와 처벌을 강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다”며 “시장조성자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서도 필요성과 부작용을 다시 점검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 공매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대신 장기적으로는 공매도 금지를 해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은 위원장은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이 쉽게 상장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편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당장 매출·이익이 없더라도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은 상장을 조기에 허용하는 방식으로 상장 기준을 정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 사장들을 면전에서 신용융자 금리 인하도 주문했다. 은 위원장이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인하하는 동안 신용융자 금리를 전혀 변동시키지 않은 증권사들이 있다고 한다”며 “이를 두고 개인투자자들이 불투명성과 비합리성을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강조했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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