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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내달리는데..삼성 '사법리스크 발목' 언제까지

TSMC 22조 들여 2나노 가속

삼성, 기약없는 검찰 수사에

대규모 파운드리 투자 안갯속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온양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온양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가 2나노미터(㎚·10억분의1m) 반도체 공정 개발과 생산을 공식화함에 따라 삼성전자(005930)가 긴장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파운드리시장에서 TSMC를 제치고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운 삼성전자를 견제하려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미세공정에서 TSMC에 뒤지지 않으려면 삼성전자도 대규모 맞불 투자에 나서야 하지만 기약 없는 검찰 수사에 발목이 잡혔다는 지적이 재계에서 나온다. 검찰이 수사심의위원회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불기소 권고를 무시하고 기소 여부 결정을 미루면서 삼성의 경영 불확실성만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열린 기술포럼에서 대만 신주 지역에 2나노 기반 파운드리 공장을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TSMC가 2나노 공장에 약 22조원을 투자해 2024년부터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회로 선폭인 나노 수가 작아질수록 제품 성능과 전력효율·생산성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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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관심은 TSMC의 라이벌인 삼성전자로 쏠린다. 전 세계에서 7나노 이하 반도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 두 곳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아직 2나노 기술 개발 및 생산 계획조차 밝히지 못한 상태다. 반도체 초미세공정에서 TSMC에 다소 뒤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 삼성전자로서는 추격을 위해 2나노 투자에 나서야 하지만 ‘사법리스크’ 탓에 결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실제 수사심의위가 6월26일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과 관련해 10대3이라는 압도적 결론으로 이 부회장 불기소와 수사 중단을 권고했지만 검찰은 두 달째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 검찰이 그동안 수사심의위의 결론이 나고 통상 1~2주 안에 권고 사항을 그대로 따른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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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검찰은 최근 회계·경영학 교수 등 전문가들을 검찰로 불러 의견 진술을 들으며 사실상 보강 수사에 나서고 있다. 1년8개월이나 경영권 승계 의혹 수사를 끌어온 검찰이 수사심의위의 수사 중단 권고를 정면으로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병태 KAIST 교수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가 분식회계가 아니라는 글을 썼거나 발표했던 교수들을 검찰이 부르고 있다”며 “의견을 듣는 것이 아니라 왜 삼성을 위해 이런 의견을 냈느냐는 식의 질문으로 하루종일 잡아 둔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검찰의 조사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점유율 격차가 큰 TSMC를 따라잡으려면 수십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크게 늘려야 하는데 이런 결정은 총수인 이 부회장만 할 수 있다”며 “검찰 수사에 따른 사법 리스크로 투자 결정이 늦춰질 경우 경쟁 업체인 TSMC만 이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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