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재난지원금·車개소세 약발 떨어져..."8월 이후가 더 걱정"

[7월 소비 6% 급감]

개소세 혜택 줄어 내구재 -15%

재고 감소는 생산 줄인 착시효과

"코로나 재확산·수해 등 반영 땐

생산·소비·투자지표 악화 예상"

31일 서울 강남구 탄천공영주차장에 관광버스들이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며 발이 묶인 채 주차돼 있다. 재난지원금 약발이 떨어지며 소매 판매 지표는 4개월 만에 다시 급감세를 보였다. /오승현기자31일 서울 강남구 탄천공영주차장에 관광버스들이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며 발이 묶인 채 주차돼 있다. 재난지원금 약발이 떨어지며 소매 판매 지표는 4개월 만에 다시 급감세를 보였다. /오승현기자



회복세를 보여온 소비 지표가 4개월 만에 다시 급감세를 보인 것은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정책 약발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설비 투자도 지난 6월 반짝 증가했다 한 달 만에 다시 감소하고 제조업 지표도 기업들이 생산을 줄이는 방식으로 수요 부진에 대응하며 악화됐다. 특히 8월의 경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장마·수해 등에 따른 피해가 고스란히 반영될 수밖에 없어 산업 지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6.0% 줄었다. 2월(-6.0%) 이후 5개월 만의 최대 감소 폭이다. 소매판매는 4월(5.3%), 5월(4.6%), 6월(2.3%) 석 달 연속 증가하다 4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6월까지 90% 이상 집행됐던 긴급재난지원금의 정책 효과가 소진되면서 코로나19가 본격화했던 2월 수준으로 감소 폭이 커진 것이다. 품목별로 보면 승용차 등 내구재(-15.4%), 의복 등 준내구재(-5.6%), 의약품 등 비내구재(-0.6%) 소비가 일제히 감소했다. 이 중에서도 승용차 소매판매는 19.7% 감소했는데 이는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폭이 7월부터 70%에서 30%로 축소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설비 투자도 전월보다 2.2% 감소했다. 5월에 6.5% 감소한 뒤 6월(5.2%)에 증가로 돌아섰다가 다시 줄어든 것이다. 이 또한 개별소비세 인하폭 감소로 자동차 판매 내수출하가 줄어들며 운송장비 투자가 감소한 영향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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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산업 생산은 전월에 비해 소폭(0.1%) 증가했으나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1.6% 감소했다. 5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하다 6월(4.1%)에 이어 두 달 연속 늘기는 했지만 증가 폭은 둔화됐다. 전체 산업 생산 증가세는 광공업 생산의 증가(1.6%)가 견인했다.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16.0%로 전월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수요 부진에 기업들이 생산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한 데 따른 착시 효과라는 분석이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0%로 전월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 5월 63.3%로 11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후 소폭 회복됐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전 산업 생산 증가폭 둔화에는 공공행정(-8.4%) 급감이 큰 영향을 미쳤다. 서비스업 생산은 여행 재개 등으로 0.3% 증가했는데 증가세는 5월(2.4%), 6월(2.2%)보다 줄었다.

전문가들은 7월 소비·투자 관련 지표가 고꾸라진 것은 예견된 사태였다며 걱정해야 할 것은 8월, 그리고 8월 이후의 실물 지표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6월 생산·소비·투자 3대 지표 ‘트리플 반등’은 정부 정책 효과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었을 뿐 경기 개선 신호로 읽기에는 섣불렀다는 지적이다. 특히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가 급속도로 재확산하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된 만큼 당장 8월 지표가 큰 폭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등 코로나 사태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으니 기업들도 투자를 계속 줄일 거고 전망이 밝지 않다”며 “재고율이 줄어든 것도 보통 재고가 줄면 경기가 좋아진다고 보는데 각종 지표를 종합적으로 봤을 때 기업들이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통계심의관도 “산업활동이 코로나19 확산 양상에 따라 전체적으로 좌우되는 모습으로, 민감하게 바로 반영되고 증감 폭도 코로나19 양상에 따라 지배되고 있다”며 “8월 중순 코로나19가 재확산된 영향이 8월에 바로 반영될 것으로 보이며, 해외 코로나19 확산도 우려되는 등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하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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