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에너지공기업 부채 급증하는데 신재생에 집착할 건가

공공기관 부채가 급증하며 2024년에는 615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에너지 공기업의 부채 증가세가 예사롭지 않다. 기획재정부가 1일 공개한 ‘2020∼2024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보면 12개 에너지 공기업의 부채 규모는 올해 197조5,000억원에서 2024년 220조9,000억원으로 치솟는다. 같은 기간 에너지 공기업의 부채비율은 268.5%에서 305.6%로 급등한다. 이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발전소 건설 등 신규 투자에 따른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는 kwh당 89원으로 원자력(56원)보다 훨씬 비싸다.


한국전력공사의 부채 규모는 올해 61조4,000억원에서 2024년 76조9,000억원으로 확대된다. 4년 뒤 부채비율은 153.9%에 이른다. 한전과 서부발전 등 발전자회사 6곳의 평균 부채비율은 2017년 129.6%에서 2018년 135.9%, 2019년 161.1%로 수직 상승했다. 정부가 탈원전정책을 본격적으로 밀어붙인 2018년을 기점으로 부채 규모가 급증했다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정책 기조에 맞춰 무리하게 빚을 내 사업을 벌인 결과가 이렇듯 참담하다. 이런데도 정부는 내년도 신재생에너지 예산을 올해보다 4,500억원 늘린 1조6,725억원으로 책정하며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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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부실은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온다. 최근 한전이 연말 전기요금 개편에 맞춰 우회인상 방안인 ‘연료비연동제’를 재추진하기로 했다가 논란을 키운 것이 단적인 사례다. 탈원전에 따른 실적 악화를 전기료 인상으로 희석하려 했다는 의심을 살 만했다. 미래 세대를 위해 친환경에너지의 기틀을 짜는 일은 필요하다. 하지만 무작정 밀어붙이는 탈원전 과속 정책은 위험하고 득보다 실이 많다.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리더라도 원전산업을 팽개치지 말고 합리적인 ‘에너지믹스’ 전략으로 가야 한다. 그래야 원전산업의 급격한 붕괴 등 부작용을 막고 에너지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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