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구 대법관 후보자가 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흥구 대법관 후보자가 자신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경력에 대해 “근로자, 사회적 약자의 삶과 사회현상을 더 잘 이해하게 돼 편견 없는 재판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인사말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저의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 때문에 정치적 편향을 우려하는 분들이 있음을 알고 있다”며 “구속돼 강압 수사를 받으면서 조사자와 피조사자 모두의 인격이 극단적으로 무너질 수 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판사에 임용된 최초의 사례로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수사를 받는 과정서 기록을 형식적으로 확인할 뿐 피고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재판이 얼마나 위험한지도 깨닫게 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감생활 중 동료 재소자의 탄원서나 항소이유서를 써주면서 그들의 삶에 관심을 갖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법관으로 임관할 당시 이미 사회적 약자의 삶을 다양하게 경험했다”며 “이런 경험으로 공정한 재판을 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우리법연구회’ 활동 경력 등을 이유로 정치성향에 대한 시비가 제기되는 데 대해서도 답했다. 이 후보자는 우리법연구회에 대해 “재판의 독립과 바람직한 재판을 고민하고 연구하는 학술모임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고 한기택 판사의 “목숨을 걸고 재판한다. 다른 무엇이 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진정한 판사의 삶이 시작된다.”는 말을 인용하며 공정하고 정성을 다하는 재판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다수결의 원칙이 지배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소수자·약자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은 법원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도연맹 재심 결정, 고령 환자의 수면내시경 낙상사고 당시 병원의 과실 인정 등 과거 판결 등을 거론하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특혜가 아니라 다수의 부당한 횡포로부터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지켜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