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두 달 만에 쌍용양회(003410)공업 우선주의 공개매수를 또 제안했다. 주식을 전량 소각하겠다며 배수진도 쳤지만 이를 비웃듯 주가는 공개 매수 가격의 60% 가까이 치솟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우선주의 감자가 예정된 만큼 투자자들이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지난 1일 쌍용양회 우선주 주주를 대상으로 두 번째 공개 매수를 제안했다. 올 7월 진행한 1차 매수에 이어 2개월 만에 다시 매입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한앤컴퍼니는 오는 11월16일 우선주를 전량 유상 소각하고 상장폐지를 진행할 예정이다. 공개매수에 응하는 주주에 한해 주당 1만5,500원으로 주식을 사들이겠다는 제안이다. 그전까지 주식을 넘기지 않고 보유하면 주주들은 소각 대금으로 주당 9,297원을 받는다.
이번 매수 가격은 7월 한앤컴퍼니의 첫 공개 매수 당시 제안한 가격과 같다. 두 번째 우선 매수 발표 직전 주가(1만4,000원대)보다 약 10%가량 높게 매입한다. 한앤코 입장에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마지막 배려인 셈이다.
상장폐지 요건을 맞추기 위해서는 최대주주가 전체 지분의 95% 이상의 주식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1차 공개매수에서 한앤컴퍼니는 80.27%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 그쳐 상장폐지 요건을 맞추는 데 실패했다. 지분율을 맞추지 못하자 이번에는 주식 수를 줄여 상장폐지 요건을 맞추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상장사의 경우 주주 수가 100명 미만이거나 월평균 거래량이 1만주 미만이라면 상장폐지가 가능하다.
한앤컴퍼니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2차 공개매수 제안 직후 연일 급등하고 있다. 이날 쌍용양회 우선주 주가는 2만원이었다. 공개매수 가격보다 무려 60% 가까이 올랐다.
공개매수 제안이 역효과를 내자 한앤컴퍼니도 당황스러운 기색이다. 이날 쌍용양회는 “우선주의 주가 왜곡 현상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주가 상승에 우려를 표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앤컴퍼니가 쌍용양회의 강제소각을 결정한 만큼 추후 거래량 감소에 따른 상장폐지는 피할 수 없는 수순”이라며 “현재의 주가 흐름은 다소 비이성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