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에서 간편하게 일품 요리를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밀키트’ 제품이 외식을 대체하기 시작하자 식재료를 팔던 대형마트도 밀키트 진열대를 확대하고 자체 제작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밀키트는 요리에 필요한 손질된 식재료와 양념, 조리법을 세트로 구성해 판매하는 제품으로, 1~2인 가구 증가로 주목받기 시작해 최근 코로나 시대 새로운 집밥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13m 대형 밀키트존’ 1년새 2배로=2일 이마트(139480)에 따르면 대형 밀키트존 운영 점포는 지난해 기준 26개에서 올해 40개로 늘어났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대형 밀키트존은 지난해 12월 월계점에 첫 등장했다. 진열대 길이만 13m에 달하며, 100여종의 밀키트 제품을 한데 모아 판매한다. 이후 이마트는 성수점, 은평점, 순천점 등으로 대형 밀키트존을 확대해나갔다. 지난 6월 리뉴얼을 통해 대형 밀키트존을 선보인 순천점은 리뉴얼 직후 밀키트 매출이 이전 대비 무려 479%나 성장했다. 이에 이마트는 지난 7월, 1년 반만에 새롭게 문을 연 신규 매장 신촌점에도 밀키트존을 꾸렸다.
롯데마트도 밀키트를 비롯한 가정간편식(HMR) 종목을 확대해가고 있다. 롯데마트의 대표 가정간편식 ‘요리하다’의 상품 수는 올 들어 전년 대비 약 53% 증가했다.
대형마트가 밀키트 종목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밀키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53.1%, 25% 증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서 밥을 먹는 횟수가 늘면서 밀키트 시장은 더욱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조리가 간편하지만 맛있고 영양가 있는 제품을 찾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 셰프도 참여…자체 밀키트 품질력↑=밀키트가 집밥을 대체하기 시작하자 대형마트는 종목을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자체 연구소를 통해 직접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대표 직속 조직으로 ‘밀(Meal) 혁신 부문’을 신설했다. 상품개발의 과정부터 출시·마케팅까지 주력 사업으로 적극 키우겠다는 의지가 담긴 결정이었다. 특히 전문 셰프, 식품연구원, 브랜드매니저(BM), 상품개발자(MD) 등으로 구성된 신제품 개발소 ‘푸드 이노베이션센터(FIC)’는 지난 8월 가동 이후 처음으로 삼계탕을 신제품으로 선보이며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도 최근 채소밥상·저스트잇·피코크로 나눠져있던 밀키트 브랜드를 피코크 하나로 통합하고 연말까지 상품 수를 현재의 2배 수준인 40종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이마트는 ‘피코크 비밀연구소’를 운영하며 맛·품질을 철저히 검증하고 있다. 피코크 상품 하나가 탄생하기까지는 최소 수개월에서 최대 몇 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자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밥 수요도 덩달아 늘었다”며 “밀키트 시장 규모가 2024년 7,000억원 규모로 전망되는 만큼 대형마트도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