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정차역 경쟁’을 벌이고 있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 노선이 사실상 추가 정차역을 지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성 검토 결과 정차역을 추가하는 것에 실익이 없다는 이유인데,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정차역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던 지자체들의 바람도 허사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11월 사업계획을 확정할 예정인 GTX C 노선과 관련해 추가 정차역 지정은 사실상 어렵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차역이 추가될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받아야 하고 전체적인 사업 일정도 변경돼야 한다”며 “이런 점 등을 고려하면 아직 최종적으로 확정된 단계는 아니지만 내부적으로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자체 검토 결과 지자체들의 요구대로 정차역을 추가 지정할 경우 사업성은 크게 높아지지 않는 반면 추가로 투입해야 할 사업비 규모가 너무 커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설 요구가 가장 강력한 왕십리역의 경우 정차역을 신설하면 3,000억원에 달하는 공사비가 추가로 필요할 것이란 계산이 나왔다. 이에 따라 GTX C노선은 기존 계획대로 수원, 과천, 청량리 등 10개역으로 최종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들은 지역 수요에 맞춰 추가 정차역을 신설해 달라는 요구를 주장해 왔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달 12일 왕십리역을 신설해달라고 공식 요청했고 성동구청은 주민 23만명의 서명부와 건의문을 정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2·5·분당·경의중앙선 등이 지나는 교통의 요충지인 만큼 서울 내 이동 연계 편의성 강화를 위해 왕십리역 신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기에서는 안양과 의왕시, 동두천시 등이 정차역 신설을 요청한 상태다. 안양시의 경우 지하철 4호선이 지나는 인덕원역에 월판선, 인동선이 추가 개통할 경우 경기 남부 최대 교통요충지가 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의왕시는 의왕역 정차 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밖에 화성, 평택, 안산 등 수도권에서 약 10여 곳이 정차역 신설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