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세계 유례없는 부동산감시기구, '빅브러더' 만드나

결국 정부가 논란이 돼온 부동산거래 감시기구를 연내 출범시키기로 했다. 정부는 부동산 투기를 차단하고 시장교란 행위를 적발·처벌하는 ‘부동산거래분석원’ 설치를 공식화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부동산감독기구’의 필요성을 언급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2일 “부동산 불법행위 근절과 국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 차단 조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토교통부 산하의 ‘부동산불법행위대응반’을 확대·개편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금융정보분석원(FIU)과 자본시장조사단의 사례를 참고해 조직을 확대하기로 했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부동산 조사를 전담하는 행정기관이 별도로 설치될 경우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부 통제가 과도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금도 부동산 거래와 관련해 세금은 국세청이, 대출은 금감원이, 불법행위 단속은 국토부 등이 각각 챙기는데 굳이 별도의 기관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설상가상으로 여당은 분석원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보험료·금융자산·신용정보 등 개인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법안까지 밀어붙일 태세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인력과 권한이 강화된 분석원이 금융정보까지 손에 쥐면서 많은 국민의 사생활을 감시하는 ‘빅브러더’ 같은 기구가 될 위험이 있다. 정부 기구는 일단 만들어지면 축소는커녕 갈수록 비대해진다는 점에서 더욱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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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작동하는 나라에서 부동산 시장 감시기구를 설치한 경우는 찾아볼 수 없다. 더구나 정부가 국민의 부동산 거래까지 일일이 들여다보겠다는 것은 전체주의적 발상에 가깝다. 통제하려 하면 할수록 국민은 정부를 불신하고 시장은 왜곡되기 마련이다. 정부는 시장만 통제하면 집값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오기를 하루 빨리 접고 시장원리에 맡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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