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정부·여당이 제대로 된 정책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야당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 하나라는 점, 대선 후보는 당 내부에서 나올 것이라는 것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3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코로나 사태는 인류에게 뉴노멀을 요구하는 상황인데 정부·여당은 편협하고 단기적인 처방에 머물러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며 “큰 틀에서 위기극복의 해법이 나와야한다.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재난지원금 지급은 물론 중장기적 산업 대책, 일자리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은 하나이다. 국민에 내편, 네 편이 따로 있을 수 없다”며 “국가의 총체적 위기 앞에 온 국민의 힘을 모아 전진하겠다”고 역설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의사 파업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3일 간호사에게 위로를 전하자, 야당이 즉각 ‘편 가르기’라고 한 비판과 같은 맥락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후퇴하지 않을 변화와 혁신의 DNA를 당에 확실히 심겠다”며 “새로운 정강정책을 기반으로 시대정신과 국민요구를 담은 변화를 이끌어 내고, 당의 조직·정책·선거 등 전반에 혁신이 스며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여 관계와 관련해서는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투쟁할 것은 투쟁하고, 경쟁할 것은 경쟁하는 건강한 미래형 정당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과 국가의 위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총선 패배의 충격은 당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했다”며 “위기의 근본 원인은 당이 여러 차례 국민에게 실망을 주면서 국민의 불신이 축적돼 왔는데도 불구하고 당이 반성과 혁신이 제대로 이뤄내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또한 한때 실망했지만 민주주의의 중요한 한 축인 야당이 무너진다면 민주주의가 후퇴되고 나라의 미래도 암울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꼈다”며 “그래서 백척간두에 선 심정으로 비대위원장직을 맡게 됐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건국 이후 우리 국민은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비약적으로 성장해온 저력을 보여줬다”며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은 정부의 정책실패로 인한 경기침체에 더해 코로나 방역대책 실패에 따른 타격으로 서민경제는 날로 위태로워지고 있다. 선출된 권력이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견제와 균형의 3권분립이 무너지며, 언론마저 장악돼 권력층이 법 위에 서서 국민을 지배하는 상황”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대한민국과 정치에 이처럼 제1야당이 중요한 때가 없었다”며 “국민과 역사가 부여한 막중한 책임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의 개혁 방향과 관련해서는 “개혁은 진솔한 반성에서 시작된다”며 “그동안 우리당은 시대변화에 부응하지 못하는 정당, 약자와 함께 하지 못하고 기득권을 옹호하는 정당, 이념에 매몰된 정당, 계파가 싸우는 정당으로 인식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변화를 선도하고 국민과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정당으로 나아가야 한다. 약자와 동행하는 정당, 국민통합에 앞장서는 정당, 누구나 함께 하는 정당으로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후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당 내부에서 후보가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당 외부에 있는 사람도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