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 증강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한 달 만에 ICBM을 시험 발사하면서 북한을 압박했다. 아울러 미국은 신형 ICBM 요격 미사일 배치 확대로 북한의 ICBM 위협에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은 2일(현지시간) 미국이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태평양 해상의 목표물을 겨냥해 모의 탄두를 장착한 ICBM ‘미니트맨-3’를 시험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ICBM 작전을 총괄하는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AFGSC)는 “이번 시험 발사는 미국의 핵 억지력이 안전하고 믿을 수 있으며 효과적이라는 것을 입증하며, ICBM 부대는 미국 전략군을 뒷받침하고 동맹국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보유한 핵전력 가운데 반응 속도가 가장 빠른 미니트맨-3는 와이오밍, 몬태나, 노스다코타주에 있는 ICBM 격납고에서 발사되면 30분 만에 동북아 상공에 도달한다. 이번 발사는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북한에 대미 압박성 무력시위를 하지 말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담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미국은 한 달 전인 지난달 4일에도 ICBM 시험 발사를 했다. 당시 ICBM 시험 발사는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유엔 평가가 나온 직후 이뤄졌다.
한편 이날 롭 수퍼 미국 국방부 핵·미사일 방어정책 담당 부차관보는 공군협회 산하 미첼연구소가 화상 주최한 핵 억지 포럼에서 신형 요격 미사일 ‘SM3 블록 2A’의 성능 실험과 향후 배치 계획을 언급하면서 북한의 ICBM 위협 대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이 ICBM 능력을 키우려 노력하고 있고 아마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옮겨가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SM3 2A 미사일을 연말 전에 실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본토 방어를 위한 미국의 다층적 미사일 방어 체계를 설명하면서 향후 SM3 2A가 선박이나 육상에 배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퍼 차관보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는 44기의 지상 발사 요격체가 있으며 20개를 추가해 최대 64기를 배치할 계획이다.
‘핵 선제 불사용’(No First Use) 원칙과 관련해서는 전략적 모호함을 위해 천명할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그는 미국이 핵 선제 불사용 원칙을 천명할 경우 재래식 전력으로 동맹 공격을 고려하는 적의 위험부담을 줄이는 것이라며, 미국은 모호함을 원하며 미국의 정책은 극단적 상황에서만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 핵 선제 불사용 원칙을 천명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행정부 안팎의 반대로 실행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