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부산 할퀸 '마이삭'…사망 1명·부상 14명, 원전 4기 가동 중단(종합)

비보다 초속 35.7m 강풍 피해 잇따라

112 신고 건수만 1,051건에 달해

4만가구 정전, 복구율 13.6% 머물러

건물 외벽 파손, 주차차량 전도 등 속출

오전 9시 기해 강풍주의보로 대체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부산에 상륙한 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 해변도로가 백사장 모래로 뒤덮혀 있다./연합뉴스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부산에 상륙한 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 해변도로가 백사장 모래로 뒤덮혀 있다./연합뉴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면서 몰고 온 역대급 강풍으로 인해 부산이 쑥대밭으로 변했다. 원전 4기가 가동이 중단되고 사망자가 발생하는 한편 4만 가구가 정전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부산 대표 관측지점인 중구 대청동을 기준으로 초속 35.7m인 강풍이 몰아쳤다. 최대 순간 풍속이 초속 30m이면 시설물이나 가로등, 가로수가 쓰러지고 40m 이상이면 큰 바위도 날려버릴 수 있다. 부산지역 강풍 기록으로는 기상관측 통계가 의미 있는 1973년 이래 7번째로 강한 바람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비보다는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컸다. 112신고 건수만 1,051건에 달한다. 특히 사망자를 포함해 각종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1시 35분께 사하구의 한 아파트에서 60대 여성 A 씨가 베란다 창문 파손을 막으려고 테이프 작업을 하던 중 유리가 갑자기 깨졌다. 이 사고로 A 씨는 왼쪽 손목과 오른쪽 팔뚝이 베이면서 다량의 피를 흘렸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오전 2시 6분께 숨졌다.

이밖에 이번 태풍으로 부상을 입은 사람은 잠정적으로 14명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날 오전 2시 17분께 해운대 미포선착장 방파제에서 50대 남성이 파도에 휩쓸려 다리에 부상을 입고 구조, 병원으로 옮겨졌다. 같은 날 오전 2시25분께 해운대의 한 편의점 앞에서는 바람에 흔들리는 아이스크림 냉장고를 고정하는 것을 도와주던 60대 행인이 냉장고가 쓰러지며 기절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전날 오후 11시 5분께 서구 한 아파트에서는 깨진 유리창에 발을 다친 50대 남성이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비슷한 시각 부산진구 동천에는 40대 여성이 물에 빠져 119 구급대원이 구조했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부산에 상륙한 3일 오전 부산 해운대 달맞이언덕 도로에 있는 나무가 쓰러져 있다./연합뉴스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부산에 상륙한 3일 오전 부산 해운대 달맞이언덕 도로에 있는 나무가 쓰러져 있다./연합뉴스


건물 외벽 파손, 차량 파손 등의 피해도 잇따랐다. 남구의 한 건물에서는 외벽이 무너져 주차된 차량이 파손됐고 동래구 온천동과 강서구 명지동의 건물도 외벽이 파손됐다. 동구 수정동 교차로에는 가건물 형태의 이동식 집이 도로에 나뒹굴었고 해운대구 장산로에서는 길이 40m의 철재 구조물이 도로 위로 쓰러졌다. 사하구에서는 크레인 1기가 강풍에 파손됐고, 감천 구평 YK스틸 삼거리 외벽과 신호등이 강풍에 파손되기도 했다.


기장에서는 도로에 주차된 차가 강풍에 의해 전도됐으며 영도구청 앞 도로에서는 배달 차량이 강풍에 의해 전도됐다. 동서고가로에 있는 높이 5m 구조물도 일부 파손됐다. 수영구 수영로의 한 주택 옥상에는 패널이 날려와 지붕 기와가 파손되기도 했다. 간판이 떨어지거나 유리창이 파손되는 사고도 속출했고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부러지는 사고도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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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부산에 상륙한 3일 오전 부산 기장군 고리 원전 3호기와 4호기가 가동을 멈췄다./연합뉴스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부산에 상륙한 3일 오전 부산 기장군 고리 원전 3호기와 4호기가 가동을 멈췄다./연합뉴스


고리원전 원자로 4기의 운영도 중단됐다. 신고리1호기는 이날 0시 59분에 가장 먼저 정지됐고 신고리2호기는 오전 1시 12분, 고리3호기는 오전 2시 53분, 고리4호기는 오전 3시 01분에 멈췄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는 원자로 정지 원인은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인한 소외 전력계통 이상으로 추정하고 상세 원인을 점검하고 있다. 이번 원자로 정지로 인한 환경으로의 방사선 영향은 없으며 정지된 원자로는 안전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정전사고도 속출했다. 오전 5시 기준으로 4만4,363가구가 정전됐다. 이중에서 3,245가구가 복구되면서 복구율은 13.6%에 머물렀다. 부산진·동구 권역이 1만3,000여 가구로 가장 많았다. 동래·금정·연제 7,400여 가구, 해운대·수영·남구 6,500여 가구, 기장군 2,000여 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재해 우려가 있는 135가구 주민 237명은 태풍 상륙전 사전 대피를 했다. 사하구, 동구, 북구, 남구, 서구, 부산진구, 동래구, 수영구, 강서구 등 9개 구·군의 침수·산사태 우려 지역과 노후 건물 등에 사는 주민들이다.

도로 36곳도 통제됐다. 동서고가로가 전면 통제됐고 거가대교, 광안리 해안도로, 마린시티1로, 덕천배수장, 수관교, 광안대교, 을숙도 대교(컨테이너 통제) 등도 통행이 차단됐다. 현재는 을숙도대교와 남항대교, 광안대교, 부산항대교, 거가대교 등이 개통된 상태다. 일찌감치 운행 중단됐던 부산∼김해 경전철과 동해선 부전~일광 등의 열차는 운행을 재개했다.

부산은 현재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날 부산에 내려진 태풍경보도 오전 9시를 기해 강풍주의보로 대체된다. 부산 앞바다와 남해동부 전해상은 풍랑경보로 변경된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조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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