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시그널] 10대1 무상감자 쌍용양회, 회사채로 1,000억 조달

두 달만에 나온 A-등급 회사채...투심 가늠대 될 듯

10대 1 무상감자로 주주환원 확대...펀더멘털 저하 우려도

쌍용양회 동해공장 전경쌍용양회 동해공장 전경


쌍용양회(003410)공업이 1년 만에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아 자금 조달에 나선다. 시장에 오랜만에 등장하는 A-등급 회사채인만큼 비우량 사채에 대한 시장의 투심을 가늠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는 이달 중순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주관 업무를 맡았다. 이달 말 만기되는 1,500억원 규모 회사채 차환 목적이다.

쌍용양회는 국내 시멘트시장에서 생산능력 1위를 보유하고 있는 선두 기업이다. 최근 시멘트 가격 상승과 원료 가격 하락 등 효과로 양호한 영업수익성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회사의 매출은 6,990억원으로 전년 동기 7,609억원 대비 줄었으나 매출원가가 낮아지면서 영업이익은 1,213억원으로 15% 늘었다.


회사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PEF)인 한앤코시멘트홀딩스(한앤컴퍼니)로 77.68%의 보통주를 보유 중이다. 2016년 한앤컴퍼니가 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영업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이 크게 늘었다. 2015년 771억원에 불과하던 쌍용양회의 당기순익은 지난해 1,316억원으로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전방산업 수요 축소에도 537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선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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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지분과 유형자산, 투자부동산 등을 감안할 때 재무적 융통성도 우수한 수준이다. 회사는 2·4분기 2조1,451억원 규모의 유형자산과 136억원 규모의 투자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인 대한시멘트, 쌍용레미콘, 쌍용기초소재 등의 지분도 100% 갖고 있다.



시장에서는 쌍용양회의 신용등급이 ‘A-’로 낮은 만큼 발행에 긍정적인 환경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현재 시장에서 완판에 성공한 ‘A-’ 회사채는 지난 7월 500억원을 조달한 평택에너지서비스가 마지막으로 사실상 자취를 감춘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가 적극적으로 발행물을 매입하고 있는 점과 쌍용양회의 수익성과 재무지표 등 펀더멘털이 우수한 점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쌍용양회의 시장 지위와 최근 수익성 추이를 감안할 때 발행 금리를 다소 높이더라도 수요 확보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저신용등급 회사채에 대한 시장의 투자 심리를 가늠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대주주가 사모펀드인만큼 향후 투자 관련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은 신용도에 치명적인 단점이다. 특히 최근 10대 1 무상감자를 결정하면서 배당가능이익이 약 1조원 이상으로 늘어난 만큼 보유 자산을 매각해 고배당 등의 방법으로 대주주의 주머니를 채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쌍용양회는 이달 1일 보통주의 액면가액을 1,000원에서 1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와 우선주 유상소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감자로 회사의 자본금은 기존 5,054억원에서 504억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자본잉여금이 증가하면서 회사의 배당가능이익도 현재 3,000억원 수준에서 약 1조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상법상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는 금액은 이익잉여금으로 전환이 가능한 만큼 이번 감자를 통해 4,550억원의 자금이 자본잉여금으로 계상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회사는 분기마다 순이익보다 많은 배당을 해오고 있다”며 “이번 감자로 이익잉여금과 배당가능이익이 증가하면서 향후 공격적으로 현금을 확보해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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