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미 무역적자 12년來 최고…내년에 '나랏빚 > GDP'

내년 21.9조弗, GDP의 104.4%

코로나 사태로 75년만에 역전

경기 안심 못해 추가부양 준비

부채비율 5년뒤 107% 관측도

연준 5년 이상 저금리 시사 불구

일각선 중장기적 부채관리 요구




내년 미국의 연방정부 부채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지출확대 때문인데 이에 따라 중장기적인 부채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의회예산국(CBO)은 이날 2021회계연도(2020. 10~2021. 9) 연방정부 부채가 21조9,310억달러(약 2경6,027조원)로 미 GDP의 104.4%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2차대전 직후인 1946년(106%) 이후 70여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경제규모를 웃도는 셈이다. 2020회계연도의 부채비율은 98.2% 수준으로 추정된다.


부채급등은 코로나19로 지출이 크게 늘어난 반면 경기침체로 세입이 줄어든 탓이다. 미 정부는 지난 3월 이후 코로나19 진단검사와 백신 연구개발, 대출을 비롯한 실업급여 등 부양책, 지방정부 지원으로 총 2조7,000억달러를 썼지만 2·4분기 세입은 전년 대비 10%나 감소했다. 2020회계연도 재정적자만 무려 3조3,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3배 이상 급증한 액수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두 당의 간극이 크지만 공화당은 1조3,000억달러, 민주당은 2조2,000억달러 안팎의 추가 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실업률이 10%를 웃도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재정지출을 줄일 가능성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제조업의 V자 반등에도 미국의 회복은 깨지기 쉬운 상태”라며 “나는 적자를 걱정하는 사람이지만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CBO 역시 미국의 부채비율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봤다. CBO는 이번 전망에서 미국의 부채비율이 △2022회계연도 105.6% △2023회계연도 106.7% △2024회계연도 107.1% △2025회계연도 107.2% 등으로 오른다고 예상했다. 이 경우 2023년에는 2차대전 직후의 기록도 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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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는 늘어나는 연방부채에도 한동안은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 이상의 인플레이션까지 용인하면서 최대 5년 이상의 장기 저금리를 시사한데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연 0.672%에서 0.643%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은 총재는 이날 “(앞으로도) 미 국채에 대해 매우 강한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기축통화국이라는 강점은 정부 부채에 대한 우려를 더는 요인이다.

다만 이 같은 요소에도 시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부채를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자유주의 성향인 맨해튼연구소의 브라이언 리들 예산전문가는 “향후 10년간 금리가 급등하면 적자가 불어나고 연방정부의 지출을 통제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의회가 코로나19와 경기침체를 해결하는 데 우선 초점을 맞춰야 하지만 2030년까지 국가부채가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납세자들이 겁을 먹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별도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시위가 벌어지는 도시의 연방예산을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격화하면서 경찰과 충돌이 빚어지고 있는 시애틀과 포틀랜드·뉴욕·워싱턴DC 등을 겨냥한 조치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이에 대해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회복을 위해 각 주와 도시들이 반드시 받아야 하는 연방예산 지급을 중단하려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왕이 아니며 뉴욕시의 예산을 끊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한편 미국의 무역적자가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7월 수입이 사상 최대치로 급증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인 636억달러로 급증했다. 미 상무부는 7월 적자가 6월 적자인 535억달러보다 18.9% 더 높다고 분석했다. 7월 수입은 10.9% 증가했고 수출은 8.1% 감소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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