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닭갈비 식당은 최근 배달을 포기하는 대신 ‘포장 시 50% 양 추가, 2인분 주문 시 400g 추가’ 안내문을 내걸었다. 이 식당 주인은 “배달료가 비싸 배달 대신 차라리 포장 주문 시 양을 더 주는 것이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배달 판매가 자영업자 생존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일부 식당들은 이를 포기하고 있다. 급증한 배달량 탓에 수수료도 오르면서 이를 부담하지 못하는 것이다. 반면 배달 라이더들은 극히 일부인 배달원의 고소득을 전체 수입으로 오해하지 말라며 기본 배달료 인상을 주장하고 나섰다.
3일 유통·배달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당의 배달 판매가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를 중단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배달을 꺼리는 것은 수수료 때문이다. 자영업자가 소비자에게 받은 배달비는 3,000원 안팎이지만 실제 비용은 두배 안팎에 달한다. 배달 수수료는 기본요금에 거리에 따라 추가 금액이 붙는다. 야간이나 우천 시 할증이 붙으면 6,000원∼7,000원을 넘는다. 이중 3,000원을 제외한 금액은 모두 자영업자 부담으로 돌아간다.
이런 상황에서 배달 플랫폼 업체들은 주문량 폭주에 배달원이 부족해 지자 일부 지역의 기본 수수료를 500원에서 2,000원 가량 인상했다.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늘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울러 라이더들이 대형 프랜차이즈 배달을 선호해 자영업자들의 음식 배달이 지연되는 것도 배달을 포기하는 이유다. 송파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라이더들은 버거킹이나 큰 음식점의 콜을 잡으면 한 번에 여러 개의 배달을 할 수 있어 자영업자 배달콜은 잘 안 잡는다”면서 “그러다 보니 자영업자 배달은 점점 지연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최근 배달 주문량이 폭주하면서 배달원 부족 현상이 발생하자 이들의 수입도 늘었다. 플랫폼 업체들이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별도의 수당을 지급하는 프로모션까지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라이더들이 하루 50만원에 가까운 수입을 올려 연간으로 1억1,000만원을 벌수 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배달원들은 극히 소수의 수입을 전체 평균처럼 부풀린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안전 배달을 위해 기본 수수료를 더 인상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배달원으로 구성된 라이더유니온은 노동 강도 및 수익 실태와 관련된 온라인간담회를 열고 “3만3,000여명(쿠팡이츠)의 라이더 중 상위 15명 정도의 수익을 두고 연봉 1억원이라고 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다”면서 “물리적으로 1시간에 배달할 수 있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안전배달료 차원에서 기본 배달료를 약 4,000원 정도로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보리·백주원 기자 bor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