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식아동 지원에 평생을 바친 김허남(사진) 전 국회의원이 2일 오후 5시께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100세.
함북 명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국전쟁 때 부산으로 내려가 한양공대 부속고 교사로 일하다 1952년 한양야간중학교(현 부산 송도중학교)를 세웠다. 1955년에는 형 고(故) 김두을(1909∼1961)씨와 함께 학교법인 백민학원을 설립해 부산 송도중학교와 부산관광고등학교를 운영했다. 1991년 부산시의원을 거쳐 1996년 자민련 이북5도 대책특별위원장, 15대 전국구 국회의원을 지냈다.
고인은 생전에 결식아동 지원을 위해 힘을 쏟았다. 한국 전쟁 때 굶주린 아이들을 보고 월급을 털어 아이들을 먹였고 휴전 직후에는 학교로 나오는 미군 원조를 결식아동을 위한 급식으로 썼다. 이후 1991년까지 매년 2~3명의 학생들에게 급식비와 학비를 지원했다. 지난 2000년 이후에는 매월 쌀(10㎏) 100포대씩을 나눠주기 시작, 총 1만 6,800가구에 42억 원 상당의 쌀을 지급했다. 2015년에는 부산 서구에 결식아동을 위해 써 달라며 약 30억 원에 달하는 4,939㎡의 땅(30억원)을 기부했다. 당시 고인은 “내 사후에도 굶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유족은 딸 김은진·김은희씨와 사위 민용기(전 부산관광고 교장)씨가 있다. 빈소는 부산 고신대 복음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발인은 5일 오전 7시, 장지는 동화경모공원이다. (051)990-6444 /송영규 기자 sk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