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신선의 경제학’…時테크 3일 도축 신선돼지·일주일 유통 막걸리

롯데마트, 3일 돼지 고기 전 점 운영

CJ제일제당 햇반, 당일 도정한 쌀로 만들어

건강과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식품의 ‘신선도’ 경쟁이 치열하다. 시간이 곧 경쟁력을 말해주는 ‘시(時)테크’ 전쟁인 셈이다. 도축 후 3일 육류, 당일 도정한 쌀, 일주일 내 유통되는 생막걸리, ‘1년 생산·당일 판매’ 커피와 같은 생산부터 식탁에 오르기 까지 식품업계가 시간을 강조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5월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출시한 초(超)신선 상품인 ‘3일 돼지 고기’를 전 점으로 확대 운영한다. 3일 돼지 고기 확장 운영에 발맞춰 롯데마트는 오는 6일까지 엘포인트(L.POINT) 회원 대상 20%할인을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3일 돼지고기 삼겹살·목살 ’(각 100g)을 각 2,880원에 판매한다.

‘3일 돼지’는 도축 이후 매장에 진열되기까지 약 7일정도 소요되는 일반적인 돼지고기와 달리 직경매한 뒤 도축 이후 3일 이내 매장에 진열된 돼지고기이다. 고객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출시 당시 7개점에서만 판매를 진행했으나 ‘3일 돼지고기’를 찾는 소비자가 많다고 판단해 전 점으로 확대 운영을 결정했다.




‘3일 돼지고기’는 1등급 이상의 암돼지 만을 선별, 해썹(HACCP)인증을 받은 신선품질혁신센터에서 MAP 산소치환포장을 거쳐 도축 3일째 되는 날 매장에 진열한다. 전 과정 콜드체인 환경을 유지해 최상의 신선도를 유지한 상품이다. MAP 산소치환포장이란 신선도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혼합 후 충전시키는 포장 방식이다.


즉석밥 브랜드 CJ제일제당 햇반은 ‘갓 지은 밥맛’을 구현하고 품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당일 도정한 쌀만으로 ‘햇반’을 생산하고 있다. 쌀 도정은 탈각으로 나온 현미의 껍질을 깎아 백미로 만드는 과정으로 밥을 짓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단계다. 대부분의 식재료는 껍질을 벗긴 채 공기 중에 놓아두면 산화 과정을 일으켜 시간이 지날수록 맛품질이 떨어진다. 도정을 마친 쌀은 약 7시간 후 산화가 시작되고, 7일 후부터는 영양소가 파괴되기 시작하며, 15일 이후에는 수분이 점차 증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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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햇반 생산팀 엄세화 연구원은 “도정한지 오래된 쌀일수록 군내가 나고 맛의 품질이 떨어지는 경향이 짙다”며 “햇반은 쌀의 신선도를 극대화한 ‘당일 도정’ 시스템으로 도정과 함께 밥을 지어 ‘갓 지은 밥맛’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막걸리도 신선함을 들고 나왔다. 서울장수의 ‘장수 생막걸리’는 10일간만 유통하는 시스템을 최근 도입했다. 생막걸리의 경우 통상 짧게는 15일, 길게는 한 달 정도 유통되는 것을 고려하면 많게는 유통 기간을 3분의1이상 줄인 셈이다. 서울장수는 효모가 가장 잘 살아있는 기간인 10일 동안만 판매한다는 원칙을 위해 이번 유통 실험을 하게 됐다. 생산 후 고객에게 하루라도 빨리 전달돼야 자연 생성되는 탄산의 톡 쏘는 감칠맛과 신선함이 배가된다. 서울장수는 당일 생산·당일 출고하는 전국 생산물류 시스템을 보완해 매일 오후 5시까지 전국 대형마트, 편의점 및 중간거래상 등 주요 유통거점을 통해 주문량을 접수받는다. 서울과 진천 양조장에서 자정부터 생산해 오전 4시가 되면 전국 곳곳의 주문지로 배송하고 있다.



커피 전문점 포화시대에 커피도 이제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커피업계에 ‘1년 생산·당일 판매’까지 등장했다. 엔제리너스 커피는 지난달부터 수확 1년 이내 생두인 햇 원두를 사용하고 당일 개봉한 원두 사용을 원칙으로 하는 ‘프레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원두의 지역과 퀄리티 경쟁을 넘어 시간 전략을 들고 나온 것이다. 엔제리너스는 특허 받은 퓨어로스트시스템 을 통해 생두를 공기 중에 가볍게 띄워 360도 균일하게 배전해 타거나 덜 익은 곳 없이 커피 고유의 깊고 부드러우며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엔제리너스 블렌딩 원두의 규격은 기존 2㎏에서 50% 줄인 1㎏으로 운영해 개봉한 원두의 산화를 줄이고 커피향 손실을 최소화했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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