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올 가을 아이폰 운영체제 iOS에 강화된 사생활 보호 기능을 적용하기로 한 방침을 내년 초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경제매체 CNBC 등 미국 언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은 지난 6월 올가을 도입될 새 운영체제 ‘iOS 14’에 이런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자 페이스북과 온라인 뉴스 매체 등 모바일 광고주들은 이 같은 변화로 개인 맞춤형 광고가 사라지면 수익에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강력 반발한 바 있다. 강화된 아이폰의 사생활 보호 기능이 광고 매출을 반토막 낼 수 있다는 불만인데 애플이 이 기능 도입을 늦추기로 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개발자들이 이 필수적인 변화를 앞두고 필요한 시간을 주고자 한다”며 연기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기기에는 고유한 식별자(identifier)인 IDFA가 부여된다. 광고주들은 이를 활용해 이용자의 검색, 혹은 애플리케이션(앱) 이용 기록 등을 추적해 각각에 맞는 광고를 노출시킨다.
그러나 이런 방식에 대해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이어지자 애플은 지난 6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9월 출시 예정인 새 운영체제 iOS 14에 이용자가 어떤 앱을 처음 시행할 때 그 앱이 IDFA에 접근을 동의하는지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 등 모바일 광고주들은 이렇게 되면 상당수 애플 기기 사용자들이 자신의 활동 기록을 공유하지 않는 쪽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모바일 광고 업계에는 큰 변화다.
애플은 새 기능의 도입이 광고업계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이용자들에게 사생활 보호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애플은 사생활 보호를 자사 제품의 차별화된 특징으로 부각시키고 있고 소비자들도 애플의 보안 기능을 높게 평가하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