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의 한 지하철역에서 직원이 코로나19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섭게 확산하고 있는 인도에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으로 8만명대를 기록했다. 누적 확진자 수로 3위를 기록한 인도가 바이러스 재확산으로 미국마저 넘어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4일(현지시간)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인도의 누적 확진자 수는 393만6,747명으로 전날보다 8만3,341명 증가했다.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8만3,883명) 세계에서 처음으로 8만명대에 올라선 뒤 이틀째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누적 확진자 수 세계 3위인 인도는 이런 추세라면 5일에는 브라질(404만6,150명, 월드오미터 집계)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세계 1위인 미국(633만5,244명)이나 브라질의 경우 최근 신규 확진자 수가 인도의 절반 수준인 4만명대를 기록하고 있어 가을 및 겨울 대유행으로 미국마저 넘어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별로는 누적 확진자 수 84만3,844명으로 인도 여러 주 가운데 가장 타격이 심한 마하라슈트라에서 1만8,105명이 새롭게 감염됐다. 마라하슈트라에서는 최대 경제도시 뭄바이, ‘핫스폿’(집중 발병 지역) 도시 푸네에서 각각 1,526명과 3,91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달 17일 652명까지 줄었던 수도 뉴델리의 신규 확진자 수도 이날 2,737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6월 29일(2,889명) 이후 67일 만에 가장 많은 수치로 뉴델리 당국은 최근 검사 수를 크게 늘리면서 확진자 수가 많이 나오고 있다는 입장이다.
인도의 누적 사망자 수는 6만8,472명으로 전날보다 1,096명 늘었다. 인도에서는 지난 5월 코로나19 확산 억제 봉쇄조치가 완화되기 시작하면서 확진자가 많이 쏟아져 나왔다. 초기에는 뉴델리, 뭄바이 등 대도시에서 주로 확진자가 나왔지만, 지금은 지방 대도시와 시골로도 확산세가 급격하게 퍼지고 있는 상태다.
심지어 인도 남부 대도시 첸나이에서 주민 5명 중 1명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조사가 나오기도 했다. 2일 힌두스탄타임스에 따르면 첸나이 시 당국이 지난 7월 주민 1만2,4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중 21.5%로부터 코로나19 항체가 발견됐다. 항체가 있다는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이 있다는 의미로 조사 결과가 맞다면 첸나이 시민 800여만명 중 약 170만명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당국이 이날까지 공식 집계한 누적 확진자 수 13만6,697명보다 10배 넘게 많은 수치다. 시 당국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7월 말까지의 결과만 반영됐다”며 “지금은 감염률이 더 높아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직 대통령마저 코로나19에 걸려 숨지면서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는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다. 인도 야당 인도국민회의(INC)의 베테랑 정치지도자인 프라나브 무케르지(85) 전 대통령은 뇌혈전 제거 수술과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지난달 31일 별세했다. 무케르지 전 대통령은 뇌혈전 제거 수술을 받은 후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가 세상을 떠났다.
프라나브 무케르지 전 인도 대통령 /AFP연합뉴스 병원 측은 수술 당일 검사를 통해 그가 코로나19에도 감염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별세 며칠 전부터 폐 감염 악화와 함께 패혈성 쇼크를 겪는 등 상태가 크게 나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인도 나렌드라 모디 정부의 ‘2인자’로 꼽히는 아미트 샤 내무부 장관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