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포스트 코로나' 겨냥한 中 기업들, IFA 2020을 뒤덮다

■IFA 2020에 넘실대는 '오성홍기의 물결'

코로나에 온라인 위주로 진행하자

中 기업 전시 비중 93% 달해

TCL과 화웨이, 하이얼 등도

韓 기업 겨냥한 미래전략 공개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뮤지션들이 IFA 2020 출입구 앞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EPA연합뉴스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뮤지션들이 IFA 2020 출입구 앞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마렉 마시에제스키 TCL 유럽 제품개발디렉터가 IFA2020에서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유튜브 캡쳐마렉 마시에제스키 TCL 유럽 제품개발디렉터가 IFA2020에서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유튜브 캡쳐


팬더믹의 한복판에서 열린 올해의 IFA 2020은 중국 기업들의 마케팅 물량공세가 두드러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시를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 ‘중국 편향’이 더욱 깊어진 모습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IFA 2020의 주요 행사인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 참가한 기업과 브랜드 26개 가운데 중국계는 5개로 5분의 1수준이다.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는 화웨이(아너), 오포(리얼미), TCL, 하이얼, 투야 등이 참여했다. 한국기업은 LG전자(066570)와 현대차동차 뿐이다. 참가 문턱이 낮은 온라인 전시회(IFA Digital)는 중국 기업 비중이 93%에 달했다. 전시에 참가한 단체와 기업의 국적을 따지면 중국과 홍콩을 합쳐 1,217곳으로 압도적이었다. 그 외 국가에서 온 단체와 기업은 78곳이며 이 가운데 한국은 18곳, 독일 13곳, 미국 7곳이다.

지난해 IFA에는 1,800여 개 기업과 단체가 참가했지만 올해는 30개국 1,450여개 기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가했다. 이 수치는 온라인 전시회를 포함한 모든 행사에 참여한 곳을 합한 것이다. 이 가운데 현장에 참가한 기업은 150개에 불과하며 나머지 기업들은 온라인에 마련된 익스텐디드 스페이스(Xtended Space)를 통해 참가했다. 주최 측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하루 입장 인원을 1,000명 이하로 제한하기도 했다. 기존 방문객은 10만명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비용 감축을 꾀해야 하는 ‘비상경영’ 상황에서 온라인 전시회만으로는 실익이 없는 만큼, IFA 참가 기업이 줄어들 것이란 예측이 꾸준히 나왔다. 실제로 꾸준히 참가해왔던 삼성전자(005930)나 소니, 필립스 등 글로벌 가전 브랜드들이 올해는 자리를 비웠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IFA를 비롯한 글로벌 전시회에 중국 기업들이 대거 참여해왔다”며 “올해는 코로나19로 대규모 전시가 불가능해지면서 글로벌 브랜드들이 불참을 선언했고 결과적으로 중국 편중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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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편중은 IFA의 핵심 행사에서도 뚜렷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진행된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서는 퀄컴과 LG전자가 기조연설을 끝내자마자 TCL·화웨이·하이얼 등이 잇따라 스피커를 잡았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매각한 LCD 8.5세대 생산라인을 손에 넣은 TCL은 종이와 같은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디스플레이용 ‘NXT 페이퍼’ 기술을 최초로 공개하고, 시제품이지만 롤러블폰도 선보였다.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2020에서 한 남성이 화웨이 로고 앞에서 스마트폰을 바라보고 있다. /EPA연합뉴스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2020에서 한 남성이 화웨이 로고 앞에서 스마트폰을 바라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화웨이와 하이얼은 LG전자를 겨냥했다. 휴대폰과 태블릿·PC·웨어러블 등 다양한 기기를 매끄럽게 연결하고 기능을 공유하는 플랫폼을 구축해온 화웨이는 자체 모바일 생태계의 빠른 성장을 자랑했다.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스마트홈을 목표한 하이얼은 이날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 ‘혼(hOn)’을 공개하며 오는 2023년까지 전체 기기를 연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LG전자가 “플랫폼에 미래가 있다”며 직접 조성한 거주공간 ‘LG 씽큐 홈’을 이원생중계로 보여준 것을 의식이라도 하듯, 모두 플랫폼을 강조했다.

이날 월터 지 화웨이 유럽 컨슈머비즈니스그룹 사장은 오는 15일로 예정된 미국의 추가제재에도 유럽 시장에 추가적인 투자를 집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간 화웨이가 서유럽 11개국 8,500명의 직원을 포함해 유럽 전체적으로 1만4,000명 이상을 고용했다는 점을 강조한 그는 “앞으로 10년간 유럽은 화웨이에 중요한 시장”이라며 유럽에 플래그십 스토어 8개를 포함해 매장을 50개 추가로 열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옌스 하이데커 IFA 위원장은 “지난 1961년 모던 에디션으로 행사 형태를 설정한 이래 처음으로 축소 진행된 행사”라며 “이번 행사에서는 이전처럼 방문자들이 서로 만나기 어렵겠지만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IFA 주최 측은 올해 상반기 위축됐던 가전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블랙프라이데이와 박싱데이, 크리스마스 등이 가전 마케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거라 관측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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