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美, SMIC 블랙리스트 검토...中반도체 숨통 끊나

화웨이와 거래 세계5위 파운드리사

中정부서 세제혜택 등 전폭적 지원

중국 SMIC의 상하이 본사 전경 /SMIC 홈페이지 캡처중국 SMIC의 상하이 본사 전경 /SMIC 홈페이지 캡처



미국 정부가 중국의 대표적 반도체 업체인 SMIC를 거래제한 기업인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반도체 굴기’를 정면으로 겨냥한 압박이 점차 강해지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간) “중국 국방부가 중국 최대의 반도체 제조업체 SMIC를 블랙리스트에 추가할지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다른 기관과 협력해 SMIC를 규제할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SMIC 규제를 검토하는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미 국방부가 직접 나선 것을 볼 때 화웨이처럼 SMIC에 대해서도 ‘중국군(인민해방군)을 돕는다’는 혐의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SMIC가 블랙리스트에 오르게 되면 미국 기업들이 부품 판매 등으로 SMIC와 거래를 할 때 미 행정부의 사전승인(라이선스 발급)을 받아야 한다.

관련기사



미 국방부가 SMIC 규제를 검토하는 속내는 중국 반도체 사업을 완전히 주저앉히기 위해서라는 주장이 나온다.

퀄컴과 엔비디아, 하이실리콘(화웨이 자회사) 같은 팹리스가 아무리 설계를 잘해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의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생산이 불가능해진다. 즉 지난 5월 미국 정부가 화웨이의 반도체 칩 생산을 봉쇄하기 위해 하이실리콘의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생산했던 대만 TSMC를 타깃으로 삼은 것과 같은 이유라는 분석이다.

SMIC는 중국의 대표적인 파운드리 업체로, 세계 5위 수준이다. 이미 ‘반도체 자립’을 목표로 내건 중국 정부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28㎚ 이하 공정을 적용한 제품을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10만장 만들 생산라인을 베이징에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데 미국은 이를 불공정 지원이라고 여기는 듯하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중국 기업은 화웨이·ZTE 등 275개사에 달한다.

외신들은 실제 SMIC가 무너지게 된다면 세계 2위 파운드리 업체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사업을 하는 SK하이닉스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 DB하이텍 등 국내 업체들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충북 청주공장에 있는 파운드리 설비를 우시로 옮겨 올해 말부터 양산에 본격 나설 계획이어서 가장 큰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최수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