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코로나 보릿고개' 철강업, 허리띠 더 죈다

올 내수 11년來·수출 7년來 최저

코로나 재확산에 회복 불씨 약해져

포스코, 전력 소비·열효율 개선

현대제철 설비 매각·통폐합 등

비용절감으로 수익성 확보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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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철강 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내수와 수출이 동반 부진한 ‘이중고’를 겪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심각한 경영 악화에 직면한 국내 철강사들은 비용 절감에 총력을 쏟고 있다. 글로벌 불황을 맞아 수익성 확보를 목표로 극한의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간 것이다.

7일 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철강 산업의 내수와 수출이 각각 11년,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올 1∼7월 국내 철강재(열연강판·냉연강판·후판 등) 명목소비는 2,860만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226만톤보다 11.3% 감소했다. 명목소비는 국내 철강재 시장의 내수와 재고를 합한 것으로 내수 판매 추이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올해 월평균 명목소비는 408만톤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가 올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연간 명목소비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5,000만톤을 밑돌게 된다. 연간 철강재 명목소비는 지난 2007년(5,520만톤) 처음으로 5,000만톤을 넘어섰고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계속 5,000만톤을 웃돌았다.

수출길도 좁아지고 있다. 올해 1∼8월 철강재 수출은 1,901만톤으로 작년 동기 2,033만톤보다 6.5% 줄었다. 월평균 수출은 238만톤으로 연간 수출 역시 7년 만에 3,000만톤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수출은 2012년(3,048만톤) 처음으로 3,000만톤을 돌파한 뒤 2014년부터 작년까지 3,000만톤을 넘겼다.


국내 철강업계가 안팎으로 도전에 직면한 것은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닥쳤기 때문이다. 철강 제품을 주로 쓰는 자동차, 조선, 건설 산업이 코로나19발 경기 악화로 공장을 멈추면서 철강 수요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철강업계는 올 3·4분기부터 반등을 점쳤지만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하면서 수요 회복의 불씨가 약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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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점도 국내 업체들의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한때 2014년 1월 이후 6년 만에 최고치인 127.38달러를 기록했다. 철광석 가격의 급등락은 철강업체의 수익성에 치명적이다. 철광석 가격이 오르는 것은 중국 철강업체들이 철광석 확보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은 코로나19 진정세에 발맞춰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부진한 수요에 맞춰 생산을 줄이는 탄력생산을 실시하고 혹독한 원가절감을 통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조업 특성상 전력 소모량이 많은 공정의 작업시간을 조절하고 열효율을 높이고 있다. 냉연부는 압연기 전력 소모량이 많은 고부하강 작업을 상대적으로 전기요금이 저렴한 심야 시간대로 편성해 최근 전력 단가를 50% 이상 절감했다.

현대제철(004020)은 설비 매각까지 추진하는 등 제 살을 도려내는 체질개선 작업도 펼치고 있다. 수주가 끊긴 전기로 열연설비 가동을 중단하고 설비 매각을 비롯해 중국 스틸서비스센터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밖에 구매처 다변화와 가격·물량 조절 등으로 원자재 비용을 절감해 제조원단위 저감을 계획하고 있다.

동국제강(001230)은 일반 전기로보다 전력 사용량이 30% 적은 고효율 전기로와 올해 도입한 스마트팩토리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도 수주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를 회복하는 데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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