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中, 미래 경쟁력에 재정 집중투입...'3세대 반도체' 수백조 투자

[국가재정을 지키자]<4> 재정 모범국의 해법

나랏빚 부담 있지만 생산적 부분엔 과감하게 돈 풀어

"美에 맞대응" 차세대 첨단기술 키워 주도권 확보도

코로나 회복 이어 5G·AI 등 新인프라에도 재정 늘려

중국이 미래 중국경제의 토대가 되는 제14차 5개년계획(2021~2025년) 확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 기간 동안 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역대 최대치로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틱톡·위챗에 이어 최대 반도체 업체 SMIC마저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되면서 미중 ‘기술전쟁’에 맞서 대규모 실탄을 투입할 필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 지도부는 이 같은 막대한 투자가 높은 국가부채에 부담을 주고 있지만 미래 경제의 주축이 될 신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성장률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려 재정을 생산적인 부분에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저녁 진행된 ‘2020 중국 국제서비스무역교역회’ 개막식에서 영상 축사를 통해 “대외 개방 확대”를 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저녁 진행된 ‘2020 중국 국제서비스무역교역회’ 개막식에서 영상 축사를 통해 “대외 개방 확대”를 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7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중국이 내년부터 시작되는 14차 5개년 계획 확정을 앞두고 향후 5년간 수천억달러(수백조원)를 투입해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 새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가열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제재 조치에 대한 맞대응 차원이다.


14차 5개년 계획 초안으로 발표될 이 육성안에는 3세대 반도체 연구·교육·자금조달 강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다음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내세우는 3세대 반도체는 열에 강하고 속도가 빠른 신소재 반도체로, 실리콘 카바이드, 질화갈륨 등으로 칩을 만들어 높은 온도에서 작동할 수 있다. 5세대 무선주파수 칩, 군사용 레이더, 전기자동차 등에 널리 사용된다. 가베칼 드래고노믹스의 댄 왕 기술 애널리스트는 “반도체가 모든 산업의 핵심이고 이제 더 이상 미국에 의존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을 중국 지도부가 확실하게 인식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에 최대 10년간 비과세하기로 했다. 지난 8월4일 국무원이 발표한 ‘신시기 반도체·소프트산업 발전 대강’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15년 이상 운영해온 반도체 제조기업이 28㎚ 이하 고도화 공정을 적용할 경우 최대 10년간 법인세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65㎚ 이하 28㎚ 초과 반도체 공정을 적용하는 기업에는 5년간 법인세를 면제하고, 이후 5년간 세율을 낮춰주기로 했다. 이번 정책은 재정, 세금, 자금조달, 연구개발(R&D), 수출입, 인재 육성, 상용화, 국제협력 등 8개 방면에서 40개 세부 항목으로 마련됐다.



중국은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항공·우주 등 많은 기술 분야에서 미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지만 반도체 분야에서는 크게 뒤처져 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중앙처리장치(CPU) 같은 비메모리 반도체에서부터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반도체 제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2019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겨우 5%로 대만(6%)보다 작다.


그동안에 중국 정부의 자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지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결과 2014~2018년 주요 글로벌 반도체 기업 매출 대비 자본투자, 세금 감면, R&D 지원 등 정부지원금 비중을 보면 SMIC(6.6%·1위), 화훙(5%), 칭화유니(4%) 등으로 상위권을 중국이 휩쓸었다. 한국의 삼성전자는 0.8%, SK하이닉스는 0.5%에 불과했다. 중국은 이마저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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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소홀히 했던 국내외 증시 상장 등을 통한 방법도 적극 강구하고 있다. SMIC는 지난달 상하이증권거래소 과학기술주 중심의 커촹반(스타 마켓) 2차 상장을 통해 530억위안을 조달했다. 중국은 2014년 반도체 산업의 진흥을 위해 국유펀드인 ‘국가 집적회로산업 투자펀드’를 결성해 1차로 218억달러(약 26조원)를 모집했고, 지난해에는 2차로 290억달러(약 34조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 모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의 회복을 위해 중국은 올해 막대한 재정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5월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확정된 올해 투자 예산은 6조위안 이상이다. 재정적자율을 높여 1조위안 이상을 지원하고 특별국채 1조위안을 신설하며 지난해 2조1,500억위안이었던 지방정부 특수목적채권을 3조7,500억위안으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 늘어나는 예산만도 3조6,000억위안 이상이다. 이를 5G·AI·빅데이터·신에너지자동차 등 ‘신인프라’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다만 이러한 막대한 투자에 수반되는 국가부채의 급증은 문제다. 중국은 2017년 244%에 달했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 국가부채를 2018년에는 243.7%로 낮추는 데 성공했지만 이듬해부터 격화된 미중 갈등 대응책으로 재정투입을 확대하면서 부채비율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총부채가 245.4%로 증가했는데 올해 1·4분기에는 259.3%였다. 특별국채까지 발행하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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