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정제마진 또 마이너스…稅 납부 유예도 끝나 암울

■ 하반기도 시름깊은 정유사

4社 상반기 영업손실 이미 5조

자금난 속 실적 부진 이어질 듯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가 있는 석유화학공단 /연합뉴스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가 있는 석유화학공단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정유업계가 3·4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계속되고 있다. 업계는 “상반기에 쇼크를 받고 드러누웠다면 하반기에는 인공호흡기를 낀 채 간신히 유지하는 수준”이라고 상황을 설명한다. 이런 와중에 한시적으로 이뤄졌던 석유 판매부과금 징수유예 조치도 이달 말 종료돼 정유사들의 자금 사정은 더욱 팍팍해질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배럴당 -0.8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들의 실적을 가늠해볼 수 있는 수익 지표로, 업계에서는 통상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이 지표는 지난달 첫째주 -0.3달러 이후 플러스(+)로 다소 나아지는 듯하더니 한 달 만에 이내 마이너스로 내려앉았다.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가 보릿고개를 넘는 것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올 상반기 정유사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항공유·휘발유 등 연료유 수요가 급감하며 정제마진이 크게 줄어들어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유가 하락으로 쌓아둔 원유의 평가손실이 대거 발생했다. 이들 4사의 상반기 영업손실은 약 5조원에 이른다.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에도 두바이유 대비 아시아지역 항공유 정제마진이 -1.5달러를 기록하는 등 최저 수준을 이어가고 있어 하반기 수익성 개선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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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보릿고개를 넘는 와중에 세 부담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정부는 정유업계가 겪는 경영난을 감안해 4~6월 석유 수입판매 부과금 징수를 최장 3개월 유예해줬다. 이를 통해 정유업계는 9,000억원(정부 추산) 규모의 납부 부담을 던 바 있다. 실적이 쪼그라들면서 현금 상황이 좋지 않자 결국 빚을 내 대응하는 형국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정유 4사는 총 3조원 이상의 회사채를 찍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인 타격을 주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상황”이라며 “실적 개선 기대를 하는 것조차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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