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국난극복의 핵심 과제로 제시한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유턴) 정책에 대해 영국 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가 비판했다.
FT는 8일 “한국 정부가 경기 활성화 일환으로 국내 공장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 위치한 공장과 경쟁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리쇼어링 유도에 고초를 겪고 있다”며 “기업들은 세제 혜택과 연구개발비 지원 등의 약속에도 여전히 인건비와 접근성 등을 감안해 국내 공장 유치를 꺼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쇼어링은 해외로 나가 있는 자국 기업의 공장을 다시 국내로 불러들이는 정책이다.
2014년 후 2만1,000곳 해외진출, 반면 80곳만이 국내로 이전 |
실제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14년 이후 2만1,000개가 넘는 기업이 해외로 진출한 반면 80개만이 국내로 사업을 이전했다. 반면 지난 3년 간 해외로 진출한 국내 기업 숫자는 10% 늘었다.
기업들의 국내 유턴은 국제경쟁력 전혀 고려하지 않은 비현실적 정책 |
그러면서 최근 LG전자가 구미 TV사업장 일부를 인도네시아로 옮기기로 결정한 것처럼 코로나19 사태로 리쇼어링(해외사업장 본국 회귀) 정책의 한계론이 분명해졌다고 우려했다. 앞서 2018년 삼성전자가 수원 공장의 TV 생산라인을 모두 베트남으로 옮기기도 했다.
“중국·베트남 진출한 韓 중소기업 200개 중 8%만 한국 복귀”의향 |
대기업들의 분위기가 이런 상황인데 중소기업들은 더욱 리쇼어링을 추진할 수 없는 지경이다. 한국 중소기업중앙회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과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 200개 가운데 8%만이 한국으로 돌아갈 의향이 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푸샨 더트 인시아드 비즈니스스쿨 교수는 FT와 인터뷰에서 “리쇼어링은 한국 기업에 너무나 값비싼 경영전략”이라며 “정부의 정책 의지가 높더라도 (한국 기업의 핵심 장점이 글로벌 밸류 체인과의 높은 연결성임을 고려하면) 이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뿐”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