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는 8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직제 제정·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청’ 승격은 예산권·인사권 등을 직접 수행할 수 있는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조직이 됐음을 의미한다. 최근 수 년간 국내 각종 감염병 사태를 실질적으로 이끌어온 질병관리본부가 명실상부한 ‘감염병 컨트롤타워’가 된 셈이다.
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규모와 역할 등 모든 면에서 질병관리청의 위상을 강화했다. 우선 인력은 기존 질병관리본부 대비 42% 늘어난 1,476명으로 청장과 차장을 포함한 5국·3관·41과와 소속기관으로 구성된다. 질병관리청 본청은 감염병 전담 기관으로 감염병 감시부터 조사·분석, 위기대응과 예방까지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한다. 청장 산하 종합상황실을 설치해 감염병 유입 발생 동향에 대해 24시간 감시 기능을 강화한다. 위기 대응 분석관도 신설해 감염병 정보 분석, 예측기능과 역학조사관 교육 및 관리 기능을 담당하도록 했다. 기존 감염병관리센터는 감염병 정책국으로 재편해 감염병 관련 법령 및 정책 총괄 운영, 감염병 치료 병상 및 비축물자 확보 등 일상적인 감염병 예방 기능을 전담한다. 건강위해대응관도 신설해 폭염·한파·손상 등 생활 속 건강위해요인에 대한 예방과 원인 불명 질병 대응 기능도 보강한다.
질병관리청은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 권역별 질병대응센터, 국립결핵병원, 국립검역소 등을 소속기관으로 운영한다. 당초 정부는 국립보건연구원 등 질병관리본부의 연구 기능을 보건복지부로 이관하기로 해 ‘무늬만 승격’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에서 질병관리청에 국립보건연구원을 유지하고 산하 기관인 감염병연구센터는 국립감염병연구소로 확대 개편하는 등 오히려 연구 역할을 강화했다.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임상 연구와 백신 개발 지원 기능을 담당하며 국립보건연구원에 신설된 연구기획조정부가 의료 인공지능(AI)을 비롯해 바이오·빅데이터 등의 미래 의료 분야와 맞춤형 질환 연구를 수행한다.
초대 청장을 맡은 정 본부장은 질병관리본부 국립연구원 보건연구관을 시작으로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장,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장 등을 지낸 전문가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세계의 모범이 된 ‘K방역’을 이끄는 중심 역할을 수행했다”며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감염병 대응력을 한층 더 강화해달라. 코로나 재확산 중대 고비를 잘 넘기고 이른 시일 안에 코로나를 안정적으로 확실히 통제해 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보건복지부 제2차관에 임명된 강 실장은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향후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할 의료정책 개혁을 맡게 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보건의료정책에 관한 전문성과 업무 추진력을 대내외로부터 인정받아왔다”며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보건의료분야의 첫 전담 차관으로 공공보건의료체계 확충,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핵심정책을 책임 있게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지혜·허세민 기자 wise@sedaily.com